박완수 경남도지사는 30일 산청군 시천면에 마련된 산불통합지휘본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진화 상황과 피해 지원 대책, 복구 계획 등을 설명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시가 30일 산청군 시천면에 마련된 산불통합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남도

박 지사는 “대한민국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천왕봉을 산불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헌신적으로 대응해 주신 330만 도민 여러분 덕분”이라며 자원봉사자, 산불진화대원, 공직자 등의 헌신과 성금, 물품 등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도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어 “산불 진화 과정에서 순직하신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네 분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해서는 전담공무원을 배치해 신속히 행정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일원에서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쯤 발생해 강풍과 건조한 기상 여건 속에 빠르게 확산됐다. 같은 날 오후 6시 40분에는 산림청이 ‘산불 3단계’를 발령하며 중앙정부와 경남도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진화 작업에는 하루 최대 헬기 55대, 진화 인력 2452명, 진화 장비 249대가 투입됐다. 10일간 총 헬기 335대, 진화 인력 1만 6209명, 진화 장비 1951대를 동원하는 등 공중과 지상 가용 자원이 총동원됐다.

이번 산불로 1858ha(약 562만 평)의 산림이 소실되고, 2158명이 대피하는 등 지역민의 삶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시설 또한 주택, 공장, 종교시설, 문화재 등 총 84개에 달한다.

도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 중 피해가 컸던 ▲산청군 시천면 ▲산청군 삼장면 ▲하동군 옥종면 주민들에게는 전액 도비로 1인당 3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약 1만 명의 주민이 지원 대상이며, 이를 위해 총 30억 원의 도비가 긴급히 투입된다.

또 생계유지가 어려운 가구는 정부의 긴급복지지원과 경남도의 희망지원금을 통해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난방비 등을 차등 지원한다. 기준을 다소 초과한 가구도 긴급지원 심의위원회를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더불어 많은 분이 산불 피해자들을 위해 기탁한 성금을 선 지원하는 방안을 모금기관과 협의 중이다.

현장응급의료소 운영과 환자 모니터링, 재난심리서비스 등 의료와 심리 지원을 지속 하고 대피소 종료 이후에도 마음안심버스로 마을 단위 심리지원을 한다.

주택 피해 가구에 대해서는 한국선비문화연구원과 임시조립주택으로 임시 주거지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부 주거비와 추가 융자 이차보전을 통해 주거 안정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리고 산청·하동 지역 소상공인에게 총 100억 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융자 지원하고, 지역사랑상품권도 총 469억 원 규모로 확대 발행한다.

농업인에게는 경남도 농어촌진흥기금으로 개인당 5천만 원(법인 3억 원)의 저리융자를 제공하고, 기존 대출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정부와 협력해 농약대, 대파대, 가축 입식비, 농업시설 지원 등을 병행 추진한다.

도는 산림 피해 복구,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피해지 긴급 진단과 벌채를 하고 지자체 현장 조사와 관계기관 합동조사로 복구계획을 조속히 수립, 피해 지역 특성에 맞는 연차별 조림 복원하기로 했다.

박 지사는 이번 산불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에 제도 개선도 촉구했다.

민간 헬기의 이착륙 허가 절차 간소화를 제안했다.

박 지사는 “특별재난지역 등 긴급 상황에서는 민간 헬기도 사전 허가 없이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와 협의해 조속한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남에 ‘국립 남부권 산불방지센터’ 설립을 건의했다. “경남은 남부권 중심지이자 지리산과 직접 연결된 지역”이라며 “산불방지센터로 예방과 진화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또 지방자치단체의 전문 진화대와 산림청 특수 진화대 모두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과감한 지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간에는 헬기 투입이 어려워 진화에 큰 제약이 있었던 만큼 ▲열화상 드론 ▲이동형 고출력 LED 조명타워 ▲휴대용 서치라이트 등 야간 진화를 위한 전문 장비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는 재발화에 대비해 주·야간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열화상 드론 등으로 산불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공중·특수진화대, 소방, 공무원 등 350여 명의 인력과 헬기 40대, 진화차 79대도 집중 배치해 대비 중이다.

더불어 오는 4월 4일 청명, 5일 한식을 앞두고 비상근무체계도 가동한다.

공원묘지·등산로·입산통제구역 순찰과 홍보를 강화하고, 주요 산림 지역과 등산로에 입산을 금지시켰다. 이와 관련해 박 지사는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화기 사용, 논·밭두렁 및 폐기물 소각은 절대 삼가달라”며 도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