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이 봄날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은 물론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들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선연하다'는 뜻은 몇 개 있는데, 그 중 '실제로 보는 것같이 생생한 것'을 선연(鮮然), '산뜻하고 아름다운 것'은 선연(鮮姸)이라고 합니다. 한자가 다릅니다.

요즘 만화방창 피어나는 봄꽃 중에 이 두 낱말 뜻을 다 담을만한 봄꽃이 있습니다. 진홍색 영산홍입니다. 선홍색보다 진해 적색으로도 표현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선홍색 영산홍('봄꽃 순례 7')과 달리 화사함이 강렬합니다. 선홍색 영산홍과 따로 분리해 '7-1'로 소개합니다. 온 산을 밝게 비춘다고 해서 영산홍이라 이름을 붙였다는데, 아래 영산홍의 붉음의 색도가 무척 강합니다.

영산홍 꽃봉오리가 붉은 콩처럼 촘촘히 맺혀 분위기가 환상적이다.

동시에 돋아나는 꽃봉오리들의 기세가 아파트 벽체의 아래 작은 화단을 별천지로 만들려는 듯하다.

바로 옆 영산홍에선 선발대인 양 꽃잎을 열기 시작했다.

한 개의 줄기에 꽃망울을 맺었던 몇 녀석이 꽃잎을 사방으로 활짝 열어젖혔다. 녀석들이 나발을 불 듯 꽃잎을 펼치고선 주위 꽃봉오리들이 곧 꽃망울을 터뜨리니 달려와 구경하라고 알리는 듯하다.

영산홍 꽃봉오리들이 죽순이 돋듯 힘찬 저마다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후죽순이란 사자성어가 딱 어울리는 이 봄날 작은 화단의 세계다.

돋아나고, 솟아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꽃봉오리들의 기세가 웅장해서 경이롭다.

꽃봉오리들이 막 꽃잎을 열 태세다. 곧 열어젖힐 듯 위쪽에 희게 변하고 있다.

바로 옆 영산홍에선 꽃잎 삼형제가 동시에 꽃잎을 열어젖혔다.

만개한 꽃 자태가 강하다. 그리고 곱다.

인근 다른 아파트 화단에서 흐드러지게 핀 진홍색 영산홍. 홀로 심어져 '단독 플레이'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크든 작든 저마다 봄날의 정취를 만들어가는, 봄날의 합창이다.

진홍색 영산홍 한 그루가 꽃잎을 동시다발로 활짝 열어 휑해서 허전해 보이는 주위를 등불처럼 환하게 밝히고 있다. 텅빈 빈 공간에 화려한 자태를 탄생시킨 이 낮은 나무에 찬사를 보낸다. 이상 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