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더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5월 중순이면 초록의 농촌 들판에서 덤불로 피는 하얀 꽃, 찔레꽃입니다. 우리의 야생꽃이 대부분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지만 다가가 자세히 보면 무척 신비롭고 아릅답습니다. "예쁘네"라는 말이 나옵니다. 찔레꽃도 그런 꽃입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문산읍 여러 곳에서 찍었습니다.

수수한 '백의민족'의 정서와 맞다는 생각이 나는 꽃입니다. 또한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향기가 좋습니다. 들과 강가 산책길을 걷다 찔레꽃 덤불 가까이 가면 향내가 코끝을 기분좋게 건드립니다.

찔레를 말할 땐 꽃과 함께 여린 줄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여린 줄기(지름 5mm 내외)는 꺾은 뒤 껍질을 벗기고 씹어 먹으면 맛이 상큼합니다. 약간의 쓴맛에 단맛도 있어 질겅질겅 씹어먹기에 좋습니다. 어릴 때 들에 나가 놀다가 줄기를 꺾어먹던 추억을 되새기며 꽃을 감상해도 좋겠습니다.

저수지 옆 덤불 속에서 피어난 찔레꽃. 5월 이맘때 흐드러지게 핀다.

야산에 핀 찔레꽃

덤불 줄기에 무더기로 피었다. 수수하지만 제 봄꽃 역할을 충분히 하는 꽃이다.

가시가 난 초록의 줄기 속에 하얗게 핀 찔레꽃. 초록색 바탕의 흰꽃이 돋보인다.

올해 난 줄기에서 다시 줄기와 순이 나고 있다.

찔레의 줄기에 난 가시

활짝 핀 찔레꽃 자태. 흰 꽃잎 속의 연노란 꽃술이 탄성을 지를 만큼 예쁘다. 신비롭다. 뒤엔 막 터뜨릴 꽃봉오리 모습

찔레꽃이 다발처럼 한곳으로 모여 피었다. 꽃술 끝이 노란 것과 까만 것이 대비된다. 아마 노란색은 갓 피어난 것으로 보인다.

꽃술 끝이 까맣게 변한 모습도 매우 이채롭다.

■찔레(나무) 상식

찔레꽃은 장미과에 속합니다. 줄기는 1~2m 정도로 자라고 가지가 여럿 갈라지며 이 가지에는 예리한 가시가 있지요. '찔레' 이름도 가시가 있어 만지면 찔린다 해서 유래했습니다.

가지에 달린 5~9개의 작은 잎은 서로 어긋납니다. 잎은 2~4cm의 타원형이고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는 잔 톱니가 있지요.

꽃은 매년 5월쯤 산과 들의 기슭과 계곡에서 피어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얀색 작은 꽃들이 덤불에 무더기로 핍니다.

꽃은 작고 수수한데 향기가 은은하면서도 여운이 깊게 남깁니다. 특별한 매력을 가진 꽃, 들장미(찔레꽃은 장미과임)이지요.

찔레꽃에 관련된 전설도 있습니다.

고려시대 중국 원(元)나라 간섭기에 어느 산골에 병든 아버지와 '찔레'와 '달래'라는 자매가 있었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공녀(貢女·강대국에 조공으로 처녀를 바침)로 원나라에 끌려가게 된 찔레는 고향을 그리워하다가 겨우 돌아오지만, 흩어진 가족들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찔레는 깊은 상심에 몸이 상하면서 죽게 되었고. 그 자리에 꽃이 피었다는 전설입니다. 이 꽃을 찔레꽃으로 이름 붙였습니다. 많은 꽃에는 이런 전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