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작약꽃이 피었다가 지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인데 지는 곳도 있고, 활짝 피는 곳도 있네요. 작약은 꽃이 모란과 비슷해 혼돈을 하는데 작약은 줄기이고 모란은 나무입니다. 모란꽃보다 조금 늦게 핍니다.
참고로 모란을 '화왕(花王)'이라고 하고 작약을 '화상(花相)'이라고 한다네요.
작약은 작약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작약은 꽃이 크고 탐스러워 함박꽃이라고도 합니다. '작(芍)'이 함박꽃을 의미합니다.
향기도 좋습니다. 장미꽃처럼 달고 상쾌한 향기가 나는데 요즘엔 개량종이 먾아 향이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있습니다. 향수 재료로 쓰이고, 관상용으로 많이 심고, 결혼식 꽃 장식과 신부 꽃다발로 이용합니다
작약꽃은 흰색, 분홍색, 붉은색으로 핍니다.
흥미로운 건 흰꽃인데도 적작약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뿌리를 잘랐을 때 흰색을 띠면 백작약, 붉은빛을 띠면 적작약입니다. 즉 적작약에서도 흰 꽃이 핀다는 말입니다.
꽃으로도 구별하는데 꽃받침이 3개면 백작약이고 꽃받침이 5개면 적작약입니다.
작약은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해 왔습니다.
다음은 지난 10~15일에 찍은 작약꽃 모습입니다.
꽃잎을 터트리기 직전의 하얀 작약꽃 모습. 순백색으로 미인을 상징한다. 빗방울을 머금어 더 영롱하다
녹색 잎이 무성한 가운데 흰 작약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한다. 소리소문 없이 시나브로 바뀌는 꽃모양에서 자연 섭리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꽃망울을 터트린 모습. 암술 부분 잎이 바깥 꽃 색깔과 달리 노랗다.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찍었는데 며칠 늦게 피더군요.
아파트 단지 콘크리트벽울 따라 만든 화단의 작약
작약 꽃봉오리에 작은 개미들이 올라와 움직이고 있다. 꽃에서 나오는 단맛 때문이겠지요.
■추가 자료
작약은 작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다 커도 1m 이하로 자란다.
하나의 굵은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온다. 잎과 줄기에는 털이 없다. 비교적 길다랗고 뾰족한 타원형의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가지의 가장 윗부분에서는 잎 3개가 함께 모여 달리기도 한다.
보통은 초여름, 이르면 5월에 중심 줄기 끝에서 하나의 꽃이 피는데 꽃의 크기가 상당히 크고 향기가 진하다.
화려한 꽃을 피우지만 보통 1주일 정도 피었다가 꽃이 진다.
꽃은 원래 홑꽃이지만 품종개량으로 겹꽃도 많이 있다.
꽃잎의 색은 분홍색, 흰색, 줄무늬가 있는 흰색 등 색상이 다채롭다.
열매는 8월 중순에 터져서 종자를 뿌린다.
약효 성분이 있어 예부터 한방에선 뿌리 등을 약재로 쓴다.
생리통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해 작약차로 끓여마시기도 한다.
꽃말은 '부끄러움'이다.
중국에서는 '정이 깊어 떠나지 못한다'(依依不舍, 難舍難分)는 꽃말도 가지고 있어 연인들이 자주 선물하는 꽃이라고 한다. '작약지증(勺藥之贈)'이라 해 남녀간에 향기로운 작약꽃을 보내 정을 두텁게 함을 이르는 말도 있다.
꽃 모양 때문인지 모란꽃과 자주 오인되지만 엄연히 다른 식물이다.
모란은 나무이며 작약은 풀이다. 꽃이 비슷해 많이 헷갈려 하는데 줄기를 보면 확연히 차이난다.
아름다운 꽃의 대명사로 여겨 동양권에서 미인을 모란이나 작약에 빗대었다
함박꽃나무와도 혼동하는데 이는 작약의 이명이 '함박꽃'이기 때문이다. 두 꽃은 모양도 다르고 생태도 다르다.
모란을 꽃의 왕인 '화왕(花王)'이라 표현하는 것처럼 작약을 꽃의 재상인 '화상(花相)'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미인을 상징하는 관용구로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 걷는 모습은 백합꽃(立てば芍薬、座れば牡丹、歩(姿は百合の花)'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 유행가 가사에서 유래했다.
예쁜 꽃들에는 슬픈 전설이 하나씩 있는 것처럼 작약에도 슬픈 전설이 있다.
사랑하는 사이였던 왕자와 공주가 있었다. 왕자가 전쟁터에 나가고 공주가 그를 기다리다 왕자가 전사했으리라는 소문을 듣게 된다.
공주는 소문에 반신반의하며 왕자가 사는 나라로 갔다. 왕자는 정말 죽었고 그 자리에 모란꽃이 피었다고 한다.
슬픔에 잠긴 공주는 신에게 왕자와 함께하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이를 가여이 여긴 신이 그의 부탁을 들어줘서 공주를 작약으로 만들어줬다고 한다.
눈에 확 띄는 꽃이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림 소재로 자주 쓴다.
지금도 일러스트나 자수, 문양 등에 꽤 많이 그린다.
조화도 장식 소재로 제법 쓴다.
꽃이 지고 나면 암술 부분이 두꺼워지면서 그 자리에 열매가 열린다. 또 여러해살이 풀로 특성상 관리만 잘 된다면 몇 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꽃이 계속 피어나는걸 볼 수 있다.
특별한 것은 백작약은 흰 작약과 다르다고 한다. 백작약은 재배하는 흰 작약과도 다르다.
백작약은 깊은 산중에 자라며 자생지도 몇 곳 안 되는 것으로 일려졌다. 산꾼들이 약성이 좋다고 마구 캐는 바람에 개체수가 적어져 귀하다.
흰 작약의 크기는 10cm 넘지만 백작약은 꽃의 크기가 5cm 이내다.
붉은 색의 꽃을 피우는 산작약은 산림청에서 희귀 및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어 절대로 캐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