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사안이나 이재명 의원이 경기 성남시장 때 있었던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등을 캐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정치적으로 연관된 굵직한 건들이라 민감합니다.
감사원이 지난 4월 경기도에 도시개발사업 특별감사 착수 계획을 통보한데 이어 감사를 진행 중에 있고 경북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경제성 조작 유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통계청 통계 조작 의혹 등 전방위로 옥죄고 있네요.
성남 대장동 아파트 개발 비리 의혹 특감은 수천억원이 민간 개발 주체에 흘러들어가 그 내막을 캐려는 것이고, 백현동 개발 사업도 성남시의 이해 하기 힘든 허가로 비슷한 규모의 개발 이익을 특정인들에게 줬다는 것이지요.
대장동 건이 터졌을 당시 성남시장인 이 의원은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사업'이라고 맞받았었는데, 최근엔 이 말은 쏙 들어갔습니다.
감사원은 감사를 진행할 때, 기초자료 등을 조사 수집한 뒤 본감사에 들어갑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피감 기관에 항시 고지를 해주고요.
일반인들은 공직 사회만 살피는 감사원을 잘 모릅니다.
기자의 '감(촉)'으로 한 1년간 감사원에서 굵직한 건이 잇따라 나올 것입니다. 더경남뉴스도 이슈에 따라가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기회에 감사원을 알아 놓으면 이해가 더 쉽겠지요.
헌법상 독립기관입니다. 하지만 감사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해 현실적으로 '독립'을 말하긴 좀 그렇습니다. 독립기관이면 독자적으로 일을 집행해야 하는데 국무회의에 감사원 2인자인 사무총장이 참석합니다. 업무 협조 등의 이유를 내세우지만 원칙으론 참석을 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감사원 내부 일은 감사원장보다 사무총장의 영향력이 더 큰 편입니다.
감사원의 감사 대상은 공직 사회만 한정됩니다. 부처 말고도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과 LH 등 공기업도 감사 대상입니다. 공적인 자금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공직에 관여된 민간도 대상은 됩니다. 연결 고리를 파야 하기 때문이죠.
감사원의 일은 크게 나눠 '회계검사'와 '공직감찰'입니다. 회계검사란 정부 기관들이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썼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가장 큰 영역입니다.
기자들도 잘 몰라 감사원이니 감사를 따 '회계감사'로 많이 씁니다. 정확히 회계검사가 맞습니다. 돈의 용처나 흐름 등 회계 처리를 '검사'하는 것이지 '감찰'을 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공직감찰은 회계검사에 비하면 큰 영역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사회적인 반향이 큰 비리 건이 훨씬 더 비중 있게 나오지요.
참고로 기자는 오래 전에 감사원을 맡아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이를 "출입을 한다"고 말합니다. 일명 감사원 출입기자이지요.
감사원은 한 때 기자들에게 취재하기 꽤 까다로운 출입처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국가기밀이 많은 국가정보원(국정원)이나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와 비슷하게 취재 하기가 어려웠지요.
사건사고 등 수사 기사거리가 많은 검찰청은 정기 브리핑도 하고, 내놓는 보도자료도 많습니다. 청와대도 수시로 브리핑을 해줍니다.
부처 등 기관에서는 이처럼 '때거리(하루에 쓸 기사거리)'를 기본으로 내놓습니다. 기자가 아침에 회사에 "오늘은 무엇을 쓰겠다"는 보고거리가 있으면 한결 편합니다.
검찰이야 '정치 검찰' 말이 나오듯 정치에 민감하지만 감사원은 특이하게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감사원이 감사 결론을 내면, 국회 의원들에서도 정치적인 수사(말)만 한두번 내다가 그칩니다. 검찰이나 경찰 등에 비해 조직이 덜 정치적이란 뜻입니다. 구성도 행정고시 합격자 등 일반 부처의 공무원과 같습니다.
내부 기강은 좀 셉니다. 남을 감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똥 묻은 개가 티 묻은 개를 나무라지 못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직원들이 더러 있습니다.
감사원은 다른 기관과 달리 또다른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곤혹스런 사안이 벌어졌을 땐 "맞다, 아니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모른다"고 합니다. 이유는 남의 잘못을 감사를 하는 곳에서 거짓말을 해 들통이 나면 큰 사달이 나기 때문이지요. 이런 문화가 오랜 퇴적을 거치면서, 조직 자체가 공식으로는 거짓말을 거의 하지 않게 된 것이지요.
거꾸로 "모른다"고 하면 '숨겨져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것'으로 보면 대체로 맞습니다.
이런 감사원도 정권과 맞물려 있는 감사엔 잣대가 이상해져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경우가 더러 나옵니다. 대표적인 것이 몇차례를 한 4대강 특감입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감사 때마다 그 결과가 달리 나오니 감사원을 손가락질 합니다.
하지만 변명거리는 잘 마련해 놓습니다.
4대강 특감의 경우 치수 사업, 환경 훼손, 건설업체 비리 등으로 나누는 것이지요. 감사 결과가 달리 나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달아날 구멍'을 찾아 놓고 감사를 하는 셈이지요.
아무튼 감사원이 최근 몇 개월간 정치색이 짙은 대규모 사안에 대한 특감을 진행 중이고, 일부는 곧 시작할 예정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몇가지 감사원만의 문화는 꽤 좋아보입니다. 현안 감사들을 정치색 등 '색깔'을 뺀 추상같은 잣대로 마무리 지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어쨌든 '세금 도둑들'은 잡아야 겠습니다. 우리가 내는 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