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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눈] 메기의 법칙과 도도새의 멸종

더경남뉴스 승인 2022.04.17 15:54 의견 0

더경남뉴스는 SNS에서 오가는 글을 선별해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SNS를 한글 자판에서 치면 '눈'이 됩니다. '매의 눈'으로 보는 글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일거리로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싣겠습니다.

<메기의 법칙>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미꾸라지를 건강하게 키우는 법은 그 속에 메기를 몇 마리를 집어넣는 것이라고 한다. 메기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다보니 잘 먹고 잘 큰다는 것이다. 미꾸라지를 건강하게 키우는 이 방법을 '메기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메기의 법칙'은 영국의 청어 잡이에서 유래됐다. 냉수성 어류인 청어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고급 어종의 하나다.

그런데 청어는 성질이 급해 잡아서 좁은 수조에 넣으면 쉽게 죽는다. 먼 바다에서 잡아 육지까지 오는 과정에서 대부분 죽어 영국인들은 살아 있는 싱싱한 청어를 먹기 어려웠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영국의 수산시장에 살아 있는 청어가 대량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 비결은 청어를 운반해 오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 한두 마리를 집어넣는 것이었다. 청어들은 메기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동안 죽지 않고 살아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도의 생존 몸부림이 청어를 살아있게 했던 것이다.

반대로 천적이 없는 외딴섬 모리셔스(Mauritius)에 살았던 도도새(Dodo Bird)는 멸종되고 말았다. 천적이 없었는데도 왜 도도새는 멸종되고 말았을까?

도도새는 날개가 퇴화해 날 수 없는 새였다. 천적이 없어 도망칠 날개가 필요치 않아 퇴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1505년 포르투갈인들이 그 섬에 들어오면서 도도새는 신선한 고기를 원하는 선원들에게 좋은 사냥감이 되었다. 칠면조보다 큰 몸집에 뒤뚱뒤뚱 걷는 도도새를 포획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또 훗날 네덜란드 정부가 그 섬을 죄수들의 유형지로 사용하게 되자 죄수들의 봇짐과 함께 쥐와 독충들도 따라 들어오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의 남획과 유입된 벌레들의 영향으로 도도새는 급격히 줄어들어 인간이 발을 들여 놓은 지 채 200년도 안되는 1681년 공식적으로 멸종되고 말았다.

천적이 없었던 도도새는 멸종되고 천적을 만났던 청어는 오히려 살아 남은 것이다.

오늘의 세계는 '메기의 법칙'이 적용 되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해방 70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된 우리나라도 그렇고, 불과 20여년전만 해도 비실 되던 중국이 G2로 올라선 것도 그렇고, 몇 년 전부터 무섭게 올라서고 있는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등도 그렇다.

이제 우리는 또 다시 우리를 뒤쫓고 있는 천적을 이기고 살아남느냐 아니면 잡혀 먹히고 마느냐 하는 양 갈래 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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