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가뭄으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은데 이어 최근엔 고온다습한 기후로 생장이 부진해 신선채소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 8일 중부로부터 시작된 역대급 폭우가 남부 지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농작물 피해로 인한 가격 오름세는 더 강해질 우려 커지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 조사에 따르면 7월 신선 채소 물가는 6월보다 17.3%, 1년 전보다 26.0% 올랐다.
신선 채소와 신선 과실, 신선 어류 등은 계절과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크다.
통계청은 지난달 신선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고온다습한 기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장마철 잦은 비와 폭염이 채소의 작황 부진으로 이어져 출하량도 감소했다.
6월 대비 7월 상승률은 상추(108.0%), 시금치(95.4%), 오이(73.4%), 열무(65.8%), 호박(50.6%), 부추(37.1%), 배추(30.4%), 미나리(25.8%), 무(24.7%), 양파(10.7%) 등의 순이었다.
감자(-9.2%), 파프리카(-5.2%), 버섯(-3.1%)은 1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으나 6월보다는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8~14일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방에 내린 폭우로 농작물 피해가 커 수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까지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3.5배인 1027㏊(1㏊는 1만㎡)의 농작물이 침수됐다. 여기에다가 폭우 이후 기온이 갑자기 오르면 병해가 발생하거나 농작물 생육에 큰 방해가 된다.
14일 기준으로 서울을 포함한 경기 내륙과 경상, 전라, 충청, 강원 지방의 다수 지역에는 폭염특보(경보와 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정부는 농작물 병해를 줄이기 위해 농약비와 영양제를 지원해 폭우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추석 물가가 걱정이다.
정부는 추석(9월 10일)을 앞두고 역대 최대 수준인 65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풀어 체감물가를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물가가 폭등해 차례상 준비에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입산 농축수산물도 국산보다는 싸지만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관세청의 '주요 농축수산물 수입 가격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입 소고기 가격은 6월보다 7.7% 내렸지만 1년 전과 비교 하면 22.0% 비쌌다.
냉동 조기(29.4%), 냉동 명태(21.0%), 냉동 오징어(20.9%), 냉동 고등어(17.0%), 명태(14.1%) 등 수산물과 건조 무(50.1%), 냉동 밤(35.1%), 밤(8.3%) 등 농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