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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산책] '작은 것'으로 잘못 이해 하는 '소담스럽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8.28 15:58 | 최종 수정 2022.08.28 16:00 의견 0

우리는 가끔 작은 집을 보거나 꽃을 볼 때 그리고 눈이 소복히 쌓였을 때 "참 소담스럽네"라고 말합니다.

소담스럽다는 말은 느낌이 참으로 고운 단어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작은 것이 참 탐스럽다'는 뜻으로 말하고 이해합니다. 실제로 누군가가 "쌓인 눈이 소담스럽네"라고 하면 대충 '작은 크기로 쌓여 있는 눈'으로 알아듣지요.

2021년 3월 강원 고성에 함박눈이 내려 소담스럽게 쌓인 모습. 독자 김건영 씨 제공

그런데 여기서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작은 것'이 아닙니다. 소담스럽다에는 크거나 작은 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소담스럽다는 '생김새가 탐스러운 데가 있다'란 뜻과 '음식이 풍족해 먹음직한 데가 있다'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자그마한 접시에 흰무리떡이며, 송편과 경단을 곁들여서 소담스럽게 담은 것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염상섭의 '우주 시대 전후의 아들딸' 중)에서 어디서든 '작다'거나 '적다'는 뜻은 없습니다. 그냥 음식들이 탐스럽고 풍족하다는 것입니다.

'작거나 앙증맞은'이란 의미는 빼고 그냥 '탐스럽다' '푸짐하다'로만 알아두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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