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이바구 민심] "태풍 '힌남노' 대응이 뻥이었다고?"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9.06 14:36 | 최종 수정 2022.09.06 20:10 의견 0

역대급이라던 태풍 '힌남노'가 당초 예상 했던 것보다 피해를 덜 입히고 6일 오전 4시 5분 거제에 상륙한 뒤 오전 7시 10분쯤 울산 앞바다를 빠져나갔습니다.

6일 온라인커뮤니티와 SNS 등엔 초강력 태풍이라더니 정부와 언론이 너무 호들갑을 떨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네요. 하지만 잘못된 지적입니다. 제주도 해상까지만 해도 역대 최강 태풍이었고, 경상 지역 남해안 상륙 후 세력도 만만찮았지요.

6일 오전 '힌남노' 폭우로 침수된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모습. 차를 빼러갔던 주민 7명이 실종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태풍의 막강 세력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큰 틀론 피해가 적었지만, 불행하게도 경북 포항에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려 갔던 주민 7명이 실종 상태입니다. 다른 아파트에서도 60대 여성이 차를 이동시키려고 지하주차장에 갔다가 물을 빼보니 주차장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요즘 재해재난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서 건너라'는 말이 실감 나는 시절입니다.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로선 "어찌 저렇게 당할 수 있지"라며 이해를 못합니다. 요즘 자연재해는 말 그대로 순식간에 덮친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7명이 실종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하천 근처라 쏟아진 폭우로 하천물이 넘쳐 순식간에 들이닥쳤다고 보여집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경남에 상륙한 가운데 창원시 마산합포구 시가지 거리에 강풍에 간판이 거리에 떨어져 있다. 창원소방본부 제공

다음은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입니다.

-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더니 며칠간 온나라를 공포에 떨게 하던 기상청과 언론은 ㅈ잡고 반성해라'

- '언론의 허풍이 심하다 문재인의 코로나 대응 방식과 같다'

- '뭐 무슨 지금까지 상상도 못한 피해가 발생하니 뭐하니 헛소리 해대더니 어젯밤 태풍이 지나간지도 모르고 아파트 창문 열고 잤다 약간 시원한 가을바람이 분 정도'

- '아침에 일어나보니 상황은 이미 종료되었는데도 방송에선 계속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이미 엊저녁 제주도 도착 전에 힘을 잃었다. 그런데도 각 방송사 현장 기자란 사람들은 비바람이 강력하다는, 현장 상황과는 동떨어진 미리 준비된 멘트만 쏟아내고 있다. 이런 코메디가 한, 두번이라야지'

- 그래도 이번 태풍은 정부나 관계 공무원분들이 안일하게 하지 않고 나름 잘했다고생각하네요. 천만다행.

- 여긴 부산인데~. 시장에서 일하는데 공무원들이 나와 바람에 날려 피해를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정리 하더라. 햇빚가리개인 차단막도 모두 철거하고 바람에 날릴만한것들 모두 가게 안으로 넣도로 독려 하더라~!~. 그 때문인지 부산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것 같음~.

- 관리소에서 차 빼라고 안 해서 침수 되면 난리 쳤을 거라고 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안내방송을 했던 관리소 직원의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각할 듯. 그 분에게 필요한 정신적 카운셀링이 무상으로 지원되기를.

- 지하주차장 차 빼라고 안내방송한 관리실에 책임을 묻기엔 아쉽다. 나름 주민들 생각해서 한 방송인데. 새벽에 자다가 방송 듣고 차 빼러 나갔는데 차들이 밀려서 빠르게 빼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물이 들어차서 못 빠져나온 거 같은데...

- 정말 학습효과 없네요. 불과 한달 전 서울에 아파트 지하주차장 차 빼러갔다가 사망했다고 뉴스에서 대서특필했는데 그 놈의 차가 뭐라고 목숨과 바꾸는 건지...그리고 포항 같은 경우는 몇일 전부터 태풍 최대 피해지로 지목됐는데 지하주차장에 차 대면 안되는 거지. 참 안타깝습니다.

- 이래서 예방이 중요한 겁니다. 생각 있는 사람은 미리 빼놓거나 지하에다 주차를 안하죠. 아파트 관리소도 미리 안내만 했다면 이 정도 피해는 안 당했음. 벼락치기로 당일시간에 안내방송 한듯. ㅉㅉ

이런 비극을 보면 정부와 언론의 사전 준비와 선제 대응은 큰 틀에서 괜찮았다고 보여집니다. 이 덕분에 일반적이고 넓은 예방책은 효과를 보았다고 봅니다. 포항의 지하주차장 '7명 실종'처럼 지엽적인 곳에서 큰 인명사고가 났다.

다만 이번엔 재난 당국과 재난 전문가, 방송과 신문 등에서 강한 바람 피해만 중점으로 다뤄 지하주차장과 같은 지엽적인 곳의 취약점을 경시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많이 아쉬운 대목이지요.

이처럼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는 항시 삼가듯이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자연재해가 우려될 때는 호들갑도 떠는 게 이롭습니다. 우리는 이미 미비했던 작은 틈새에서 큰 사고가 나고 있다는 것은 일상에서 자주 보고, 크게 실감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 미리 준비하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고 어려움이 닥쳐도 환란은 당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입니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