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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눈] 잘 익은 인생 80대

더경남뉴스 승인 2022.10.28 08:02 의견 0

더경남뉴스는 SNS에서 오가는 글을 선별해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SNS를 한글 자판에서 치면 '눈'이 됩니다. '매의 눈'으로 보는 글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일거리로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싣겠습니다.

KB손해보험 인사이트 캡처

남편이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고 세상을 떠나자
마지못해 생계를 위해
보험회사의 일을 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집안에서
살림만 하던 여자가
그 험한 보험 일을
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딸만
아니면 하루에 수십 번도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싶을 정도로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날이었습니다
거액의 보험을 들어
주겠다는 어느 홀아비의 집에 방문했던 아주머니는 그만 큰 봉변을 당할 뻔 했습니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그녀는 근처에 있는 어느 한적한 공원으로 피신을 했습니다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서러워서 자살까지
생각하며 한참을 울고 있을 때였습니다

누군가 그녀의 앞으로
조용히 다가왔습니다.
손수레를 끌고다니며 공원에서
커피와 음료수 파는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아주머니에게
무슨 말을 해주려고 하더니만
갑자기 손수레에서 꿀차 한 잔을 집어들고 따뜻한 물을 붓고
수푼으로 몇번 휘휘 젓더니
아주머니 손에 살며시 쥐어 주며 빙그레 웃어 보였습니다.

마치 조금 전에 아주머니에게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다 알기라도
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위로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비록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그 따스한 미소는
그 아주머니에게는 어떤 위로의 말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침 식사까지 걸러고 나와서 너무도 춥고 배고팠던 아주머니는
할머니의 따뜻한 정에 깊이 감동 하면서 눈물로 꿀차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힘을 얻어
다시 일터로 나갔습니다

그후 몇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청명한 가을날이었습니다
공원에서 음료수를 팔고 난 후 귀가하던 할머니가 길 건널목에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노쇠한 몸이었지만
다행히 수술이 무사히 끝나
생명엔 지장이 없었는데
뺑소니 사고였기 때문에 할머니는
한 푼도 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퇴원하는 날이 가까워 오면서 할머니는 거액의 수술비와 병원비
때문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할머니의 딸이 퇴원 수속을 위해 원무과를 찾아갔을 때 였습니다
원무과 여직원은 할머니의 딸에게
병원비 계산서가 아닌
쪽지 하나를 건네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쪽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수술비+입원비+약값+기타 제비용=총액(꿀차 한잔)

할머니의 딸이 계산서를 보고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뜨며 무슨 내용인지 알지 못해서 당황하는데
원무과 여직원은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8년전 자살을 생각했다가
꿀차 한잔에 다시 용기를 얻어 지금은 보험왕이 되신 여자분께서
뺑소니 오토바이 기사를 보셨고 공원에서 음료수 파시는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셨다고 하면서 이미 모두 지불하셨습니다.
그분이
바로 저의 어머니십니다.

그렇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한번 물어보시면 어떻겠습니까?
나는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는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많이 쌓아 가신다면 참 좋겠습니다

김형석 명예교수 말씀처럼
인생 100세 시대에
인생 80대는
아직 시들 나이가 아니라 했습니다. 90보다 젊고
100세 보다 한참 어리다고 했습니다

잘 익은 인생 80대
저녁 노을 고운 빛깔처럼
절정을 준비하는 나이!
보험왕 아주머니 같이
빨갛게 멋지게

빨갛게 물들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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