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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깔롱직이다라니요?"

정기홍 기자 승인 2022.11.06 09:17 | 최종 수정 2022.11.07 12:27 의견 0

십수년 전 '부산 싸나이'가 서울 직장을 그만두고 공직자 아내가 근무하는 세종특별자치시에 커피점을 차렸습니다. 가게 이름을 '깔롱커피'라고 지었는데 무슨 의미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부산시 페이스북 캡처

모르긴 기자도 마찬가지였는데, 부산 등 갱상도(경상도)에서 종종 쓰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진주에서 자란 기자는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지요. 하지만 갱상도 사투리입니다.

'깔롱'이란 단어를 처음 접하면 '까분다'는 뜻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옷 매무새 등을 신경 쓰며 멋을 부린다'는 뜻입니다.

깔롱에 '~지다'와 '~지기다'가 붙어 '깔롱지다'와 '깔롱지기다'로 쓰입니다. 갱상도 말투인 '직이다'가 붙어 '깔롱직이다'로도 쓰고요.

예를 들어 "자(저 아이) 진짜 깔롱지네(깔롱직이네)"로 씁니다.

멋을 부리는 갱상도 사람을 '깔롱쟁이'라고 합니다.

갱상도의 말은 대체로 구분이 흐릿한 말투가 많습니다.

깔롱에 '멋'과 '까불다'를 연결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멋을 부리고서 까불듯이 자랑한다고 하면 무리가 따를까요?

독자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 중에도 이런 고운 어감을 주는 단어가 있군요. 자주 써도 좋을 듯한 낱말입니다.

참고로 기자가 오래 전에 처음 '깔롱커피' 기사를 쓸 때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깔롱이란 단어를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개업한 당사자와 갱상도 지인에게 물어도 명확하게 말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은 여러 곳에서 설명한 자료가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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