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모티'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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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1 23:12 | 최종 수정 2022.09.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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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간을 드나드는 초입을 '어귀'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마을의 입구를 말할 때 흔히 '마을 어귀'란 말로 우리의 귀에 익어 있지요.
경상도 사투리에 '모티(모티이)'란 말이 있습니다. 산을 낀 모퉁이를 '산모티'로, 담 끼고 있는 모퉁이를 '담모티'라고 합니다. '모팅이'로도 많이 씁니다.
이는 모퉁이의 사투리입니다. 모퉁이는 '구부러지거나 꺾어져 돌아간 자리' 혹은 '변두리나 구석진 곳'이지요.
그런데 상당수 사람들은 '어귀'와 '모티'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우리의 농어산촌 자연마을의 어귀들이 주로 귀퉁이(한 구석)에 있어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같은 지점으로 보는 것이지요.
경상도에선 '잘못된 일이나 엉뚱한 장소'를 뜻하기도 한다네요. 모퉁이나 귀퉁이가 중심에서 벗어나 있어 파생된 뜻풀이가 아닌가 합니다.
경남의 각 지방에서 '모퉁이'를 어떻게 쓰는지를 찾아보았는데 관련 자료가 있어 소개합니다.
모퉁이 경남 사투리를 ▲모랭이(거제·고성·산청) ▲모롱이(거창) ▲모롱지(양산) ▲모링이(남해·부산·의령·진주·통영·함양) ▲모캐(진주) ▲모캥이(진주·합천) ▲목디기(산청·산 목디기) ▲몰랭이(하동) ▲몽티이(남해) ▲보티이(울산) ▲옹구마리(남해) ▲옹투마리(남해) 등으로 소개합니다.
그런데 한 두개 말고는 요즘도 이렇게 쓰는지 고개가 갸우뚱합니다. 엄청 오래 전에 말로 전해 내려온 '구비(口碑) 사투리'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