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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감푸다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7.03 13:22 | 최종 수정 2022.07.04 10:48 의견 0

'감푸다'는 경남 사람이면 자주 주고받는 말입니다. 경북 지방이나 전라 지방에서도 쓰지만 특히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투리입니다.

주로 '감푸다'로 발음을 하지만, 사투리인 관계로 '감프다' '감풀다' '간프다' '간풀다' 등 여러 말로 쓰곤 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화다양성아카이브' 홈페이지 캡처

'감푸다'···. 무신(무슨) 뜻일까요?

표준어로 '버겁다'로 보면 맞겠네요. 하지만 와닿는 어감상 미세한 차이는 있습니다.

첫째로는 '다루기가 힘들다'입니다.

"그 일이 니하텐 감풀낀데" "지한텐 그 일이 올매나 감푸것어" "내겐 감푼 일이야" 등이 용례(사용하는 예)입니다.

두번째로 '부산스럽거나 정신 없이 구는 행동'을 뜻합니다.

문구들을 소개하면 '한창 클 때는 싸움도 하고 감풀게 놀아야 큰사람 된다' '저 사람은 평소는 점잖은데 술마 무모 감풀어져' '아 새끼, 대기 감푸네' 등입니다.

첫번째 소개한 문구들은 '다루기가 힘들다'는 분위기가 진한데, 두번째 문구는 '난해서 정신 없이 군다' '별나게 설친다' 정도의 분위기로 들리지요.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같은 의미입니다.

둘을 합쳐 보면 '부산을 떨어서'→'다루기가 힘들다'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거칠고 사납고' '성가시고 귀찮고 거추장스러워' 일이나 사람을 다루기 힘들다(버겁다)는 뜻입니다. 도긴개긴(도찐개찐은 틀림), 그게 그것입니다.

말은 알고서 사용하면 기분이 깨반해집니다.

다음엔 경남 사투리 '깨반하다'로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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