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중동 '침대 축구?'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월드컵 경기 추가 시간, 30분간 등 살벌하게 길어져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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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2 23:31 | 최종 수정 2022.11.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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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침대축구는 용납이 안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경기 추가시간이 엄청 길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개막 직전 의도적으로 쓰러지거나 경기를 지연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시간을 엄격히 산정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경기마다 추가시간이 20~30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잉글랜드와 이란의 맞대결에서 FIFA 월드컵 92년 역사상 전후반을 합쳐 30분에 가0까운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월드컵 사상 추가시간 최장 기록이다.
이 같은 추가 시간은 이란의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30)의 부상에서 비롯됐다.
전반 9분 베이란반드는 잉글랜드의 크로스를 막으려다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26)와 얼굴을 맞부딪치며 쓰러졌고 8분간 치료 후 뛰었지만 2분 뒤 끝내 교체됐다. 경기는 10분가량 지연됐다.
주심 하파엘 클라우스 심판(43)은 이 시간을 챙겼다. 그는 전반전을 14분이나 추가했다.
클라우스 주심은 양 팀이 교체 카드를 자주 행사하면서 11명을 교체하는 등 경기가 지연되는 시간이 잇따르자 후반에도 10분을 추가했다. 경기 막판 이란의 페널티킥 판정을 기다리며 걸린 비디오 판독(VAR) 시간도 더했다.
전후반 모두 27분이 넘는 추가 시간이 나왔다.
이 같은 광경은 이미 예견됐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소속 피에를루이지 콜리나(62)는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전후반마다) 6~8분의 긴 추가 시간이 전광판에 나와도 놀라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FIFA 심판위원장으로 월드컵 규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콜리나는 “월드컵 경기에서 한 골이 나올 때마다 선수들이 축하하는 시간은 1분에서 1분 30초가 걸린다. 3골이 들어간 경기라면 관객들은 5분을 잃는 셈”이라며 “관객들은 90분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값을 지불했는데 실제로 절반만 본 경우도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FIFA는 월드컵 개막 전인 6월 열린 워크숍에서 “추가 시간을 엄격하고 현실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방침이 침대 축구로 악명 높은 중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동 국가 축구팀들은 먼저 한 골을 넣으면 틈나면 작은 부딪힘에도 드러눕고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처럼 행동해 축구위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지적과 비난을 받아왔다.
22일 축구통계 전문 업체인 옵타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잉글랜드-이란 전반전(14분 8초), 후반전(13분 8초) ▲미국-웨일스 후반전(10분 34초) ▲세네갈-네덜란드 후반전(10분 3초) 순으로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1966년 대회 이후 역대 최장 추가 시간 상위 4개 기록이 이번 월드컵에서 쏟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