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니 아부지 뭐하시노"···대통령 아들인 미국 대표팀 선수 골 넣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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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3 02:20 | 최종 수정 2022.11.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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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월드컵 경기서 골을 넣은 희귀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2일 밤(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미국 대 웨일스의 경기에서 미국의 티머시 웨아(22·프랑스 리그앙 릴OSC)가 선제골을 넣었다.
그는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라이베리아의 전설적인 축구선수였던 조지 웨아(56)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아들이다. 그의 활약으로 미국은 웨일스와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웨아 대통령은 유능한 축구선수였지만 월드컵엔 나가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닌다.
웨아 대통령은 지난 1990년대 AC밀란(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스트라이커다.
1995년 발롱도르 영예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아 지금까지도 아프리카 축구 사상 최고 선수로 불린다. 그런데 그는 2003년 은퇴할 때까지 그의 조국 라이베리아는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둘째 아들은 미국과 웨일스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WEAH(웨아)’ 이름이 선명한 유니폼이 경기장을 누비며 미국팀의 첫 골을 타뜨렸다.
티머시 웨아는 전반 36분 상대 수비를 파고든 뒤 동료 크리스천 풀리식이 내준 패스를 오른발 땅볼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후반 37분 웨일스의 개러스 베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성공시키면서 1대1 동점으로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티머시 웨아는 200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열 살 때 아버지와 함께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을 보고서 월드컵 출전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국적인 라이베리아와 프랑스, 어머니의 모국 자메이카 등 4개 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이 가운데 미국 대표팀을 택했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린 티머시 웨아는 아버지의 오랜 염원을 대신 풀었다.
아버지 조지 웨아 대통령은 FIFA 국빈 전용 객석에서 아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티머시 웨아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건 평생 꿈이었다”며 “아버지와 어머니, 삼촌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꿈을 이뤄 정말 기분 좋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