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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잘하고 지니까 기분 안 나빴어요. 우리도 앞으론 '중꺾마'입니다"

더경남뉴스 승인 2022.12.07 22:55 | 최종 수정 2022.12.08 00:55 의견 0

카타르 월드컵 한국 국가대표팀 일정 기간(11월 24일~12월 5일)에 울고 웃던 시간들이 지났다. 예선 E조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11월 24일)에서 16강전 브라질전(12월 5일)까지이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대표팀과 함께한 4년 3개월 여정이었다.

예상치 않았던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로 많은 즐거운 이야기거리를 생산했다. 오늘(7일) 오후 대표팀이 금의환향 하면서 한국의 여정은 이제 일단락됐다. 열심히 뛴 선수들을 빚댄 의지력의 단어 '중꺾마'란 유행어도 만들어졌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찍은 권경원(왼쪽)과 조규성. 대한축구협회 SNS 캡처

벤투 감독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16강 진출을 이루겠다고 말했을까? 아니다.

그는 한 번도 '16강 목표'를 말한 적이 없다.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목표는 조별리그 3경기에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16강 진출 경험이 두 번 뿐(2002·2010년)이다. 항상 16강에 진출하는 팀이라면 (16강을 목표로) 압박하는 게 맞지만 한국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벤투호의 선수들도 “후회 없이 우리가 가진 것을 보여주면 좋은 경기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며 비슷한 말을 했다.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가능하면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뜻이다.

국민들도 생각이 비슷했다. 한 두 경기를 보니 한국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은 인식하면서다. 주눅들지 않고 대등하게 임하는 경기를 보고서 져도 잘 싸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응원전에 나선 한 축구 팬도 한 언론에서 가나전(11월 28일) 패배 뒤 “지금까지 축구를 보면서 지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못 하고 지는 걸 싫어하는 거였다. 잘하고 지니까 크게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다”고 했다.

실제 새벽 4시에 시작된 브라질전에서 4-1 큰 스코어차로 졌을 때도 “죄송해할 필요도, 고개를 숙일 필요도 없다. 잘 했는데 왜 고개를 숙이나"라며 선수들과 자신을 격려했다. 우리 스타일의 경기를 하며 위축되지 않고 대등하게 했다는데 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4년전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기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이기려면 축구를 좋아하고 즐겨야 하는데 우리는 앞뒤가 바뀌어 있다"는 말도 소환되고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많은 국민들이 대표팀에 “덕분에 '16강'을 봤고 '좋은 축구'를 봤다. 고맙다”라고 한다.

특히 20대들은 "이제 우리도 월드컵을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2002 한일월드컵 '4강'의 환호를 경험하지 못한 탓에 월드컵 말만 나오면 화제에서 소외돼 왔는데 16강 진출로 이제는 당당히 월드컵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전이 영하의 날씨인 새벽 4시에 열렸지만 젊은이들은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세계 1위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광장을 채웠다. 전반전에서만 4골을 허용하고 힘이 쭉 빠졌지만 후반 마지막에 중거리슛으로 한골을 넣자 환호했다. 결과에 승복하고, 한 골에 만족했다.

많은 젊은층이 "조별리그 예선에서 잘 싸워준 대표팀에 감사" "결과와 상관없이 포기하지 않은 태극전사를 보면서 일상을 살아가는데 힘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분위기에서 탄생한 단어가 '중꺾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줄인 단어다.

우루과이전 무승부, 가나전 2-3 패, 대표팀 선수들이 여기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호날두가 있는 강팀 포르투갈을 후반 추가시간에 역전골로 꺾고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국민들은 귀국한 대표팀에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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