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소값 폭락에 축산 농민 2명 극단 선택"···"소값 1년 전보다 25% 하락"
경북 예천, 충북 음성 한우 농민 극단선택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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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7 00:16 | 최종 수정 2023.01.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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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값 폭락에 어려움을 겪던 농민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우협회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3일 경북 예천군과 충북 음성군의 한우 농가에서 농민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가격 폭락과 농가의 극단적인 선택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인재(人災)"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정부가 한우 값 폭락에 무대책으로 일관하면 정부 무용론을 비판하는 전국적인 소 반납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한우 두당 생산비는 1100만원인데 도매가는 평균 7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농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예천에서 한우 번식우 150두를 키우던 한 농민은 지난 13일 우시장이 열린 날 폭락한 송아지 가격에 비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협회는 “이 농가는 정부가 추진한 무허가축사 적법화로 인해 새로 축사를 신축하며 큰 부채를 졌고 최근 금리 폭등과 사료값 폭등, 소값 폭락 등의 악재가 겹치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협회는 같은 날 음성의 한우농가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날 번식농가를 위한 송아지 생산 안정제 개선과 함께 ▲한우 암소 시장격리 ▲군 급식에 한우 암소 추가 공급 확대 ▲소비자 유통 개선 지도·점검 ▲농가 생산비 안정을 위한 사료값 차액 보전 ▲소비자 한우 할인쿠폰 지원 등 범정부 차원의 소비 촉진 대책을 촉구했다.
전국한우협회 광주전남도지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도 공동자료를 내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발표에 따르면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 9일 기준 ㎏당 1만 5274원으로 1년 전 2만 298원보다 24.8%나 하락했다”면서 “한우 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생산비는 치솟지만 소비 심리는 위축돼 한우 가격은 연일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농가에서 거출한 자조금을 통한 소비 촉진 정도의 소극적 대책을 내놓고 있어 한우 농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축 물량 증가분에 대한 정부 비축 및 시장격리와 같은 적극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국제 곡물가격에 따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료값 파동에 대비해 사료 가격 안정 기금을 조성하고, 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사료 구매자금을 비롯한 다양한 생산비 지원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송아지가 태어나 시장에 나오기까지 약 40개월이 걸리는데 정부는 2018년 이후 한우 공급 과잉을 우려하며 암소를 수정용이 아닌 비축용(도축용)으로 키워야 한다고 계속 했다"며 "소를 감축하는 농가에 인센티브 지원책까지 내놓았는데 한우협회나 농가들이 자구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이 모든 상황을 정부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