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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갸, 일하는 게 늘품수 있게 보이더라"···늘품수라니?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2.10 01:23 | 최종 수정 2023.02.10 14:53 의견 0

"일을 늘품수 있게 해야지. 흐리멍텅하게 하노"

경상도 사람들이 평소에 잦게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 문장에 있는 '늘품수'가 무슨 뜻일까요?

WORDROW.KR 홈페이지 캡처

'늘품'이란 말이 있군요.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로는 '좋게 발전할 수 있는 품질이나 품성'입니다. 쉬운 말로 풀이하면 '가능성' '발전성' '잠재력'을 뜻합니다.

늘품='늘品'입니다. 한자로 상품 품(品)자이고요.

맨 앞 문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일을 늘품수 있게 해야지"="일을 발전 가능성이 있게 해야지"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따라서 '늘품없다'는 '가능성이 없다 혹은 발전성이 없다'는 말이고, '늘품있다'는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진주를 비롯한 경남에서는 '늘품'으로 쓰지 않고 굳이 '수'자를 붙여 '늘품수'로 씁니다.

'수'를 붙이는 것은 ‘늘품’의 경남 사투리라는 설명이 있네요.

여기서의 '수'는 무엇일까요.

세는 숫자의 개념인 '수(數)'는 아닌 게 분명하고···.

'수'란 단어를 달리 찾아보니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나 수완 ▲어떤 일을 할만한 능력이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의 뜻이 있습니다.

늘품에서 붙이는 '수'는 아무래도 위의 뜻과 연관시켜야 하겠네요. 또 늘품수는 '늪품'과 '수'의 뜻이 중복되는 단어로 봐야하겠습니다.

참고로 '늘품'의 또다른 뜻은 '복식 옷을 만들 때 실제 치수보다 더 주는 여유분'이란 뜻도 있습니다.

'앞이 넓은 품'이란 뜻의 '앞늘품'도 있네요.

우리가 별 생각없이 쓰는 말들에는 이런 여러 가지 의미가 흥미롭게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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