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4월)과 지방선거(6월)가 지난해 끝나고 내년 4월 총선이 있다. 당분간 선거가 없는 것 같지만 농어촌엔 오는 3월 8일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있다. 농어촌 조합원들만의 선거로 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주 큰 선거다.
지난해 지방선거 전에 돌아다닌 선거관련 SNS 글을 소개한다.
돌아오는 지방선거에서 광역 단위의 선거를 준비하는 분이 있다.
지난 선거에서 현직과 경쟁해서 40% 이상 득표로 선전을 하셨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이 분은 좀 특이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다. 두 자녀 모두를 입양을 해서 키우셨다.
둘째 아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입양 후에 여섯 번이나 수술을 하면서 키웠고 대학생으로 성장했다. 국립대 공대에 수석으로 입학했으나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고쳐주고 싶어서 올해 다시 수능을 봤다고 한다.
지난 선거에서 캠프 참모들이 불리한 상황이니 이런 감동적인 개인사를 공개하자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분은 "내가 선거를 포기하면 했지 가족사를 공개해서 아이들이 내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면 죽어도 못한다고 우기셨다"고 한다.
그래서 공개하지 못했고 둘째 아이는 아직도 이 분을 친부모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 이 분과 쏘주 한 잔을 하다가 이런 대화를 나눴다.
"사모님이 또 선거 나온다고 뭐라고 안 하시나요?"
"내가 생각할 때 내 아내는 나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었을 거에요"
"에고, 그건 교수님 생각이시지 사모님은 선거하면서 얼마나 힘들으셨겠어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내는 둘째 아이 돌보느라 모든 것을 쏟아서 아마 도 내 수발은 쉬웠을 거라는 의미에서 말한 것입니다'라고 답을 주셨다.
나도 지난 선거의 참모들처럼 선거는 승리가 목적이니 감동적인 개인사를 공개해서 이 번 선거하시는데 전략적으로 활용하시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 분은 절대 받아 들이지 않으실 것이다.
내가 지금 이 분의 실명을 공개해서 소개하지 못하는 이유도 자녀분이 혹시라도 내 글을 보고 알게되고 충격을 받을까봐 하는 걱정에서다.
선거에서 낙선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선거 패배 이후의 낙심과 외로움 등 부정적인 감정의 종합들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기필코 당선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되는 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이 분을 존경한다.
당선을 목적으로 가족사를 공개하는 것을 반대한다.
처음 만난 분에게 10분 이상 자신의 교육철학을 지루하게 이야기 하는 것을 말리지 않을 것이며, 진지한 어투도 고치지 마시라고 할 것이다.
또한 몇 회 나오지 않을 유튜브 조회수를 위해 우스깡스런 춤과 제스처를 하지 마시라고 할 것이다.
늘 해오시던 대로 진솔하고 진지하고 진정성과 열정이 있으시면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다가갈 것이라고 말씀드릴 것이다.
당선만을 위해 쏟아지는 감성팔이들...
왜 본인들의 당선과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부모의 출신을 비하하고, 아이의 탄생 비밀을 끄집어 내서 이야기해야만 하는가 싶다.
부모의 자존심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들이 좀 더 억울하고, 짊어지고 가면 안되는가?
죽을 때까지 비밀이어야 할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