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사진첩을 다시 열다] 작년 3월 첫날 강원 동해안에 내린 함박눈이 만든 기가 찬 풍광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2.15 14:38 | 최종 수정 2023.02.16 00:13 의견 0

낮엔 봄기운이 스치던 지난해 3월 1일 강원 동해안에 큰눈이 왔습니다. 조금 비껴서 보면 함박눈 정취지만 습기를 머금은 폭설이어서 현지인에겐 큰 불편이 따랐겠지요.

당시 고성군 간성에 사는 독자께서 찍어 보낸 것인데, 함박눈이 만든 오밀조밀한 형상에 눈 호사(豪奢)를 하시라고 사진첩을 다시 열었습니다.

매화나무 위에 산등성이만한 흰곰이 타고 있는 듯합니다. 문득 나무 위에서 자는 늘보가 생각나는데 아니겠지요. 눈이 곰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눈이 가지와 나뭇잎 위에 지붕을 지었는데, 나무에 무엇이 있길래 몇 마리가 올라탔을까요? 거북이인가요, 곰인가요?

이번 사진은 강아지입니다. 두 마리가 장난을 치며 다정(多情)을 나누는 모습입니다.

마당 한 가운데 삽살개들이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가정집에 3.1절 태극기가 게양돼 이채롭네요. 강원 북부, 38선 부근이어서 나라 사랑이 각별한 듯합니다.

함박눈이 주목 위로 소복히 내려 큼지막한 트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잠시 생각을 12월 성탄 시즌으로 되돌려놓습니다.

너무 소담스럽고 정겹습니다. 눈의 정취는 뭐니 뭐니 해도 장독대에 소복이 쌓인 함박눈입니다.

이건 뭐죠? 아하! 함박눈 속에 봄 기운에 빼꼼히 내민 매화 봉오리네요. 이상 지난해 3월 강원 고성군에서 김건영 독자께서 제공했습니다.

함박눈이 만들어낸 귀한 사진들입니다.

진주를 비롯한 경남 지방엔 봄기운이 완연한데 오늘(15일) 오전 강원 동해안에 눈이 또 많이 내린다는 전갈에 겨울의 끝자락이 아쉬워 사진첩을 다시 열었습니다.

다행히 강원 동해안에는 한달 전의 폭설은 물론 이 사진을 찍은 지난해 3월 눈만큼은 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고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도 잠시 생각해본 시간이었습니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