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동차 사이드미러 파손했다며 아이 엄마에게 400만 원의 수리비를 요구하던 차주가 공분한 누리꾼들의 '날카로운 눈'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당초 400만 원 요구는 고사하고 되레 화해를 해달라고 매달리는 입장이 됐다. 나아가 이 차주는 누리꾼에 의해 차량의 불법 튜닝 의심으로 한국교통안전공단에 고발 당했다.
다수가 협력해 결과물을 내는 '집단지성'의 일례다. 집단지성은 지적인 능력만 결과물로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곤경에 빠진 사람도 구해낸다.
급반전의 과정을 알아보자.
지난 29일 보배드림 온라인커뮤니티에 '사이드미러 수리비 등 400 이상 요구급'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자신을 면허가 없는 싱글맘이라고 밝힌 A 씨는 "아이가 학원 차량을 기다리다 실수로 주차된 차량 사이드미러를 건드렸다"며 "전화를 받고 가보니 아이는 울고 있고 차주는 수리비, 도장비 등 100만 원에 렌트비 300만 원 이상을 요구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경황이 없어서 경찰을 부른다고 하니 차주가 아이 앞으로 보험 들어놓은 게 있냐고 물어봤고, 차주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받은 뒤 수리비를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며 자리를 떠났다"고 했다.
A 씨는 이어 "차주가 수리비가 부담될 테니 현금 65만 원으로 합의를 보자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구했다.
A 씨는 "아이 앞으로 들어놓은 보험이 있다고 하니 다시 렌트비를 운운했다. 결국 현금을 달라는 것 아니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이 진실 파악에 발벗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애초에 사이드미러가 고장 나 있었고 A 씨에게 덤터기를 씌운 것 같다"며 2022년 7월 로드뷰에 포착된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한쪽 사이드미러가 펼쳐진 채로 주차돼 있는 차량의 모습이 담겼다. 이 누리꾼은 차량에 붙은 스티커 등을 미루어봤을 때 동일 차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차량의 불법 튜닝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민원을 넣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차주는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그는 "차라리 현금 처리가 낫겠다 싶어서 말씀드린 것인데 소통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냥 수리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사이드미러 고장에 대해서는 "작동이 되다 안되다 하는 상태였던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사람들이 자꾸 집 근처로 와서 사진을 찍고 가 무서워서 바깥을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사정을 알렸다.
차주의 이 같은 사과에 A 씨는 난색을 표했다.
그는 "와이프라는 분까지 우리 아이 이름을 대며 글 내리라고 연락 주신다"며 "분명히 말씀드리니 더 이상 문자도 전화도 하지 말고 동네에서 마주쳐도 아는 척 하지 말아달라"며 문자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차주의 해명글에 "왜 애 가지고 협박하셨냐. 애 이름은 대체 어찌 알고 이름까지 거들먹거리며 협박했냐", "이건 사과도 아니고, 무슨 변명이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라" 등의 차주를 질타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누리꾼들은 이어 A 씨가 인근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이 개인적으로 합의로 봐야 한다며 돌려 보낸 내용도 공유하며 경찰은 정의감과 사명감을 가지라고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