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두릅 순이 또 올라왔습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와구터널 인근 밤나무 산 초입에서 막 나온 두릅 순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 봄이 제 것인 양 생기가 듬뿍 느껴집니다.
순을 꺾어 데친 뒤 양념에 무쳐 먹으려고 한 바구니를 담았습니다. 순이 커지면 세져서 먹지 못하는데, 연할 때인 지금이 조리해 먹기에 딱 좋은 철입니다.
특유의 향이 나 봄철 식단에 올려놓으면 겨우내 묵여 있던 식감을 돋우지요. 잎과 줄기는 알칼리성 산채 식품으로 좋고, 뿌리는 한약재로 이용한답니다.
사진에서 보듯 두릅은 칼이나 가위를 사용하지 않아도 손으로 순을 잡고 비틀면 톡 하고 나무에서 분리됩니다. 두릅을 한방에서는 목말채, 모두채라고 하는데 뜻이 이와 비슷합니다. ‘나무 머리에서 자라는 채소’ 혹은 ‘나무 끝에서 자라는 채소’란 의미입니다.
나무에 굵은 가시가 많아 딸 때 찔릴 수 있어 고무장갑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지난 해 봄에 '봄나물 시리즈'로 두릅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당시 기사를 토대로 다시 알아봅니다.
두릅은 가시가 많은 엄나무 종류인데 구릉이나 냇가 등 물기가 있지만 물이 잘 빠지는, 기름지고 햇볕이 드는 곳이면 잘 큽니다. 자른 순을 그냥 땅에 심어도 안 죽고 자랍니다. 보통 자란 곳 뿌리에서 새로운 움이 돋아나 무리를 이루고, 줄기는 가지가 많고 2~3m 정도로 큽니다.
나누는 기준에 따라 나무두릅과 땅두릅, 참두릅과 개두릅이 있다네요.
나무두릅은 나무에 달리는 새순이고, 땅두릅은 땅에서 돋는 새순입니다. 그러고 보니 위의 사진은 나무두릅이네요. 자연산 나무두릅은 양이 많지 않아 요즘은 하우스에서 재배합니다. 노지 두릅은 제철 아니면 못 먹지요.
다음 사진은 오늘 꺾어 온 두릅입니다. 갓 딴 것은 싱싱하고, 데친 것은 푸집합니다.
엄나무라고 하는 개두릅은 못 먹고 참두릅을 먹는데 씁쓸한 맛에 연한 향이 납니다.
살짝 데친 숙회(熟鱠)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서 먹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그만이지요. 요즘은 김치, 장아찌, 튀김, 부각 등으로도 만들어 먹습니다. 쇠고기와 함께 뀌어 두릅적을 만들어 먹거나 두릅주로 담가 먹는다고 하네요. 어느 나물이 마찬가지이지만 살짝 데쳐야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습니다.
두릅에는 여러 가지의 좋은 요능이 있네요.
눈 건강에 좋다는 베타카로틴과 함께 비타민 A, 비타민 C, 아연, 엽산, 칼륨 등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어 피로를 풀어 준다고 합니다.
쓴맛의 사포닌이 들어 있어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피가 잘 도니 피로가 풀립니다. 혈당을 내리고 혈중의 지방을 낮춰 당뇨병, 신장병, 위장병에 좋습니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조성이 좋아 영양적으로 우수합니다.
또한 뿌리와 줄기는 감기로 전신이 쑤시면서 땀이 나지 않을 때 발한·이뇨를 돕는다고 하니 꼭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좋은 성분이 너무 많아 기억하기도 쉽지 않겠네요. 좋으니 제철 나물이니 그냥 먹어두면 식감도, 몸에도 좋겠습니다.
예부터 전해지는 민간에서 알려진 효능도 비슷한데, 두릅나무의 가시를 달여 먹으면 고혈압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껍질을 벗겨서 말린 총목피는 당뇨병, 신장병의 약재로 쓰여왔고 잎과 뿌리, 과실은 위의 기능을 활성화 하는 건위제(健胃劑)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두릅은 성질이 차가워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나 배탈이 나기 쉽습니다.
보관을 해서 먹으려면 데친 뒤 건조시켜 비닐봉지나 용기에 담아 넣어두면 됩니다. 보관할 때 물기를 말린 뒤 그릇에 담아 냉동실에 넣고 최대한 급속냉동을 시키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