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있는 초등학교 친구가 어제(14일) 저녁 늦게 전화를 했습니다. 불콰하게 취한 목소리였지만, 말의 분위기는 온화함을 느낀 통화입니다.
어디에서 술을 마시냐고 물었더니 "집앞 세끌 밑에서 캔맥주를 한잔 한다"고 합니다. "어디라고? 세~, 뭐라꼬?" 했더니 "세끌! 세끄~얼!" "문디야 세끌도 모르냐"고 구박을 줍니다.
"세끌이라···". 이해를 못 했습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기자는 열아홉 살 고등학교 때까지 경남 진주에서 자랐기에 사투리를 모를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등학교 졸업 후 타 지역으로 유학을 가 직장을 가졌다는 것 외엔···. 하지만 세끌은 기억에 지워져 있습니다.
친구는 세끌이 '처마밑'이라고 하더군요.
알아 봤더니 '서까래'의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세끌이 서까래란 설명을 찾기란 매우 어려웠습니다. 대중적이지 않다는 말이지요.
어제(14일) 밤엔 많지는 않았지만 봄비가 분위기 있게 내렸습니다.
집 앞 정자(쉼터) 처마 밑에 앉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마시는 맥주가 분위기를 제법 돋웠을 법합니다.
오늘, 토요일에도 비가 온답니다. 세끌 밑에서 빗소리를 들어보는 여유를 가져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