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의 고교 야구팀간에 붙은 야구 경기에서 쉽게 보기 힘든 극적인 결과가 나와 화제다.
양산 물금고는 20일 서울 양천구 신월야구장에서 벌어진 제78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8강 진출전에서 창원 마산고를 14-12로 극적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물금고는 3회에 무려 11점을 내주면서 낙담했으나 이어진 4회에 7득점, 5회에 5득점을 올리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물금고 포수 김우성은 이날 5번 타자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투수 조동휘도 5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경기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상권A 우승팀간의 맞대결로도 기대를 모았다.
물금고는 6전 전승으로 전반기 우승을 했고, 마산고도 6전 전승으로 후반기 우승을 했었다.
물금고는 1회 선 득점을 했다. 물금고 김우성은 2사 1·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3회에 마산고 타선은 신이 들린 듯 방망이를 돌렸다.
1사 2·3루에서 이정윤이 좌중간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배강민이 2루타로 1점, 신민우가 중견수 방면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후 상대 사사구와 폭투 등을 엮어 7점을 더 올려 11-1로 앞서갔다. 5회 콜드게임이 예견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물금고는 이어진 4회 말에 추격에 나섰다.
4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공민서가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어 강도경과 고승현이 연이어 볼넷을 골라내며 밀어내기로 각각 1점을 보탰고, 김기환이 희생 뜬공으로 주자 1명을 더 불러들였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김우성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았다. 단숨에 점수는 8-11 3점차로 좁혀졌다.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상권A 전반기의 우승팀다운 저력이었다.
5회 초 마산고는 1점을 달아났다. 하지만 물금고의 추격은 더 거셌다.
5회 말 1사 1·2루에서 공민서가 내야 안타로 1점을 추가했고 상대 폭투로 또 1점을 쫓아갔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우성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는 12-12 동점이 됐다. 상황이 극박해지자 마산고 투수진이 흔들렸고 이승주가 1타점 2루타를 쳐 13-12 역전에 성공했다.
물금고는 8회 쐐기를 박았다. 김지훈이 기습 번트로 안타를 만들었고 이어 공민서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려 주자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물금고는 9회에 투수 조동휘(1학년)가 선두타자 정영로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으나 후속 타자 양제민-박현우-성지백을 범타 처리하며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마산고 성지백이 9회초 2사 1루에서 왼쪽으로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물금고 좌익수 고승현이 몸을 내던져 타구를 잡아냈다. 공이 빠졌더라면 그라운드 홈런도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고교 공식경기 데뷔전을 치른 조동휘는 “1-11로 지고 있을 때만 해도 짐을 쌀 준비를 했다. 짜릿했다”며 “오늘 경기가 선수로 크는데 큰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드암 투수인 조동휘는 5회초 무사 1루 때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마산고 타선을 봉쇄했다.
물금고는 오는 22일 목동야구장에서 야구광인 윤석열 대통령이 졸업한 서울 충암고와 8강행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