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돌파했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예고하는 것이다.
한전은 22일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한전의 총부채가 201조 3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한전 제공
지난해 말 192조 8047억 원이었던 총부채가 6개월 만에 약 8조 원 늘어났다. 국내 거래소 상장사 중에서 부채가 가장 많다.
지난 2020년까지 132조 원 수준이었던 한전의 총부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에너지 가격이 오르자 2021년 145조 7970억 원으로 급등했다.
한전의 전기 수익 구조는 2021년 10월부터 발전사에서 구입하는 전기 가격이 가정과 기업에 파는 가격보다 높아 전기를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구조다.
한전은 지난해 2분기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약 40% 가까이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재정 건전성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5월엔 부동산 매각과 임직원 임금 반납 등 2026년까지 25조 원 이상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경영 정상화 방안도 내놓았다.
다만 최근 국제에너지 가격의 안정화로 지난 5월 한전의 전력 구매가가 전기요금보다 낮아져 1년 7개월 만에 역마진 구조가 해소되고 있다.
한전은 지난 11일 올해 상반기 결산실적을 발표하며 “요금 조정과 연료 가격 안정화로 2분기 영업손실은 지난 1분기에 비해 상당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속적인 부채 증가로 적립금이 감소할 경우 한전은 내년도에 발행할 수 있는 한전채 발행 한도가 줄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한전은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해 운용할 수 있다.
한전은 지난 3분기 동결됐던 전기요금에 대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