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속담 순례]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24)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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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7 19:22 | 최종 수정 2023.12.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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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을 중시하는 더경남뉴스가 농축업과 어업과 관련한 속담(俗談)을 찾아 그 속담에 얽힌 다양한 의미를 알아봅니다. 속담은 민간에 전해지는 짧은 말로 그 속엔 풍자와 비판, 교훈 등을 지니고 있지요. 어떤 생활의 지혜가 담겼는지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는 속담은 동지가 지나면 벌써 새봄 맞을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그중 추운 시기인데 역설적인 말입니다.
속담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에서 '동지'에 '푸성귀'를 가져와 붙여놓았습니다. 가장 밤이 길고, 따라서 가장 추운 시기인 동지에 푸성귀라니요.
푸성귀는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을 통틀어 이르는 것'입니다. 동지와 푸성귀를 연결짓기엔 무리가 엄청 따릅니다.
24절기가 음력이 아닌 양력을 기준으로 하기에 동지가 양력 새해를 바로 앞 시기입니다. 따라서 동지는 사람과 자연도 새해를 맞이할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절기입니다.
또한 굳이 동지를 붙인 것은 농삿일을 준비하긴 아주 이른 시기이지만, 빈틈 없는 준비성을 강조한 말이겠습니다. 달리 말하면 옛날 겨울 농한기에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천천히 농삿일에 사용할 농기구를 고쳐놓거나 정리를 잘 해둔다는 것이겠지요.
우리의 옛 관습이나 미풍양속을 보면 과한 듯한 것들을 가져와 붙이는 경우가 많지요.
절기를 짚어보면 동지(冬至) 이전 절기는 '대설(大雪)'이고 다음 절기는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가장 추운 시기는 말 뜻대로 '대한'인데 상식이나 이치로 보면,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가 아니고 '대한이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가 더 맞아보입니다.
참고로 많은 사람들이 24절기를 음력 기준으로 알고 있지만 아닙니다. 태음력이 아닌 태양력을 기준으로 나눠놓은 겁니다. 다만 중국에서 만들어 전해진 것이라서 우리의 날씨 주기와 조금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