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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속담 순례] '감은 가지째 따야 좋다'(19)

정창현 기자 승인 2023.10.21 01:54 | 최종 수정 2023.10.21 09:39 의견 0

농어업을 중시하는 더경남뉴스가 농축업과 어업에 관한 속담(俗談)을 찾아 그 속담에 얽힌 다양한 의미를 알아봅니다. 속담은 민간에 전해지는 짧은 말로 그 속엔 풍자와 비판, 교훈 등을 지니고 있지요. 어떤 생활의 지혜가 담겼는지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감을 따는 철입니다.

생업으로 하는 단감 과수원이 아니라도 시골을 지나면 길가에 빨갛게 익은 감을 어렵지 않게 보는 요즘입니다. 밭둑에 아무렇게나 서 있는 토종감을 보면 운치는 더합니다. 돌담이나 토담길과 같이 자리한 토종 감나무가 더 그렇습니다.

'감은 가지째 따야 좋다'는 이래서 절기에 더 와닿는 속담입니다.

농사 속담에는 뿌리고 심고, 기르고, 따고 캐는 것에 관련한 게 많습니다. 앞서 소개한 '가지잎은 길에 버려 많은 사람이 밟아야 좋다'(4)는 속담이 이런 예입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밭둑에서 가을 햇살에 익어가는 토종감 모습. 정기홍 기자

'감은 가지째 따야 좋다'는 속담은 봄이면 하는 감나무 전정(剪定·가지를 잘라 주는 것)과 연관됩니다.

감나무는 전정을 하지 않으면 가지가 엉키고 수형(나무 형태)이 균형이 맞지 않아 관리가 힘듭니다. 또한 결실과 생장에 지장을 줘 좋은 감을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해거리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감을 가지째 뚝 부러뜨려서 따면 전정효과가 있어 해거리가 방지되고 품질도 좋아집니다.

감을 가지째 따본 적이 있다면 잘 부러진다는 것을 알겁니다. 옛 농촌엔 어느 집이든 감나무 한두 그루가 있었습니다. 약한 감나무 가지에 올랐다가 뚝 부러져 땅으로 떨어진 경험을 해본 독자분들도 제법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지를 너무 많이 자르면 최장 몇 년간 감이 열리지 않습니다.

최근 1~2년 새 '닭발식 가지치기'가 논란이 됐습니다. 가로수와 아파트 단지 등지에서 나무 몸체와 큰 가지 몇 개만 두고 다 잘라내는 전정 때문입니다.

과수 중에 큰 몸체만 두고 가지를 많이 자르면 1~3년 열매 꽃이 피지 않는 수종이 있습니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감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지지난해 '닭발 전정'을 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까지 감꽃이 피지 않더군요. 군농업기술센터장으로 있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가지를 많이 자르면 과수에 따라 최장 몇 년간 꽃이 피지 않아 과실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과수 중 그해에 자란 가지에서 꽃이 피지 않고 2년차, 3년차 가지에서 꽃이 피는 과수가 많다고 하더군요. 참 신기합니다.

'감은 가지째 따야 좋다'와 비슷한 속담은 '밤과 감을 가지째 꺾어 따라'가 있습니다. 밤나무도 감과 마찬가지이군요.

참고로 감은 서리가 한 번 온 뒤 따는 것이 떫은 맛이 없어져 맛이 있다고 합니다. 가지째 꺾어 따되 서리가 내린 뒤에 따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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