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말고 시장 때 지었던 성남의료원으로 왔어야지"...성남의사회, 이재명에 따끔한 충고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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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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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의사회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 습격을 당 한 뒤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과 관련 "서울대병원을 갈 것이 아니라 성남의료원으로 와야 했었다"고 따끔하게 훈계했다.
성남의사회는 이날 낸 성명에서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를 국회에서 통과시킨 민주당의 대표가 지역 진료는 외면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성남시의사회는 “(서울로의) 연고지 병원 이송이 목적이었다면 시장 재임 시절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세금으로 지은 성남의료원으로 이송을 요구했어야 한다”며 “본인도 이용하지 않고, 매년 적자 수백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공공의료기관 성남시의료원은 대체 누구보고 이용하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성남시의료원 건립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1호 공약’이었다. 그는 2010~2018년을 재임했다.
부산대병원에서의 이송 결정 당시 정청래 의원(최고위원)이 “목은 민감한 부분이라 후유증을 고려해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한다”고 한 말이 뇌관이 돼 지역 의료계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부산과 서울의사회 등 전국의 의사회에서는 지역 의료 비하를 규탄하는 성명이 어어졌고 8일에는 의사단체가 이 대표와 당시 현장에서 이송 결정한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정 의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까지한 상태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날 “피습 당일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려 이 대표 측에 수술을 권유했으나 이 대표 측은 서울대병원 이송을 고집해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면서 고발 이유를 밝혔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국가 지정 외상센터로, 전담 전문의가 17명에 달하는 등 아시아 최대 규모의 권역 외상센터로 평가받는다.
반면 서울대병원 중증 외상치료센터는 보건복지부가 아닌 서울시가 지정한 곳으로, 전담 전문의는 6명이다.
소청과의사회는 “부산대병원이 서울대병원보다 외상센터 규모나 의료진 수, 일 년 치료 환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 대표를 이송할 의학적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1년에 중증외상 환자 12만 명이 응급실에 오고 이중 3만 명이 죽는다"몀서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에 부산대병원에서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는 야당 대표가 국회의원을 동원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요청한 것은 의료진에 대한 갑질이자 특혜 요구"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진료·수술 순서를 권력을 이용해 부당하게 앞지른 새치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남·서울·광주·부산·전북 등 전국 각 지역의사회는 “(이 대표가)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지역의료 전달체계를 짓밟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환자·보호자가 원하는대로 이송·전원하게 되면 지역 응급의료체계가 온전히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가장 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지난 6일 열린 의협 주최 토론회에서 “‘응급실 뺑뺑이’는 최종 치료할 병원을 찾는 과정을 의미한다”며 “권력자는 소방헬기로, 일반 국민은 119구급차로 가고 싶은 병원을 가자고 한다면 응급실 뺑뺑이가 줄어들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 지방의 환자 중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지닌 2013년 50만 245명에서 2022년 71만 3284명으로 10년 새 42.5% 늘어나는 등 이들 병원 쏠림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