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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화제] '가는 곳마다, 메시지 참신하다'···부산 방문 한동훈 국민의힘 위원장 티셔츠 ‘1992’의 의미는?

"반듯하고 깔끔"···'팬심' 넘어 '현상'으로 바뀌어
"43세에 미국 최연소 대통령 당선된 존 F 케네디 연상"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1.11 04:02 | 최종 수정 2024.01.13 13:21 의견 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 때 입었던 밝은색 맨투맨 티셔츠에 찍힌 숫자 ‘1992′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 위원장의 대학 입학연도가 1992년이라거나 부산의 상징인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 우승한 해,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2년 1집 'Seotaiji and Boys(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했다는 등 그렇듯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앙은 물론 지방 정가에선 정장에다 권위만 내세우던 정치인을 보다가 신선하고 산뜻하다는 반응이다. 한 위원장의 반듯한 언행과 센스에 매료되는 분위기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그가 가는 곳마다 구름처럼 몰려드는 인파는 '팬' 수준을 넘어 '현상화'하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입은 맨투맨 티셔츠. 숫자 '1992'가 쓰여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한 위원장은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았다. 그는 남포동 자갈치시장에서 회와 매운탕 등으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을 찾아 부산 시민들을 만났다.

앞서 이 식당에서 코트를 벗으면서 드러난 한 위원장의 맨투맨 티셔츠 ‘1992′ 숫자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주위에 있던 사람보다 온라인에서 더 관심이 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동훈 티셔츠에 1992의 의미', '한동훈의 디테일' 제목으로 이 모습의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은 1973년생인 한 위원장이 서울대 법대 ‘92학번’인 점,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연도 등을 연결시켰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난 알아요' 등으로 가요계를 평정했다.

또 다른 측에선 롯데가 마지막 우승한 해 1992년을 상기시켰다.

한 네티즌은 “1992년은 (부산 연고) 롯데의 마지막 우승연도”라며 “우리 다시 시작하자.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984년 우승 후 8년 만인 1992년 우승한 뒤 30년이 넘도록 우승을 하지 못했다. 지금도 경기장에선 애절하게 ‘응답하라 1992′를 외치고 있다.

이 맨투맨 티셔츠는 ‘라이크더모스트’의 제품으로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에서 판매 중이다. 이날 밤 11시 기준 이 제품은 실시간 1위에 올랐다. 정가 7만 3800원인 이 제품은 할인해 3만 6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의류 브랜드인 무신사 홈페이지 '실시간 랭킹' 화면 캡처

저녁 식사를 마친 한 위원장은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장까지 약 30분간 걸으며 시민과 관광객을 만났다. 회색 코트에 밝은색 맨투맨 티셔츠를 입고 베이지색 목도리를 둘러맨 캐주얼 차림을 했다. 시민과 지지자들의 쏟아지는 셀카 요청에 응하고 부산 명물 간식인 씨앗호떡을 사 먹기도 했다.

BIFF 광장 사거리는 인파가 몰려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다.

한 위원장은 시민과 지지자들이 몰리자 대구에서처럼 의자 위에 올라가 시민들의 호응에 인사했다. 몰린 인파들에 대한 일종의 ‘팬 서비스’였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시민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등 젊은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의자 위에서 “저와 우리 국민의힘은 부산을 대단히 사랑한다. 앞으로 부산에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43세로 최연소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의 신선한 이미지가 와닿는다"며 "이참에 꼴 보기 싫은 여의도 정치도 싹 바꿔보자"고 했다. 케네디는 지난 1960년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미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남포동 BIFF 광장 사거리에서 의자 위에 올라 시민들과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 당원 간담회 인사말에서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며 부산에서 두 차례 살았던 경험을 꺼내놓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4번 좌천당하고 압수수색도 당했다. 그 처음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괜히 센 척 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이었기에 그 시절이 참 좋았다”며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하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우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회상했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08년 부산 사직야구장 방문 때라면서 12일 공개한 사진. 한 위원장(맨 왼쪽)이 동료 직원들과 함께 쓰레기봉투를 머리에 뒤집어쓴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쓰레기 수거용으로 봉투를 나눠줬는데 롯데 팬들은 이를 머리에 뒤집어 쓰며 응원 도구로 활용하면서 '봉다리 응원' 문화가 생겼다. 국민의힘 제공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 이후 전국 순회 중 1박 2일 일정을 잡은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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