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7개 밀집한 경남 통영 봉평동 주민 12명 진폐증 판정…2년새 두 배 증가
통영 조선소 단지까지 30m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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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01:37 | 최종 수정 2024.06.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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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들이 있는 경남 통영의 한 마을 주민 12명이 진폐증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았다. 진폐증은 폐 안에 석면 같은 독성물질이 쌓여 생긴다.
주민들은 인근 조선소에서 나오는 분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일 SBS에 따르면 통영시는 지난해 실시한 이 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에서 최종 12명이 석면 피해 판정을 받았다.
진폐증 발병 지역은 통영시 봉평동으로, 마을 인근에는 7개의 조선소가 24시간 야외에서 도장·용접·가공 수리작업을 하고 있다.
선박 내 석면 사용은 지난 2011년 금지됐지만 기존에 사용했던 노후 선박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석면이 비산 먼지 형태로 날려 인체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이들 조선소는 마을과는 30m도 채 되지 않아 평소 분진이나 먼지는 물론 냄새도 심각한 상태다.
집 창틀과 차량에는 조선소 페인트 작업 중에 발생한 하얀 먼지가 들러붙어 있고, 여름엔 창문을 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들은 호흡곤란 등 불편과 고통을 호소한다.
환경부는 민원이 발생하자 올해 부산대 양산병원 석면환경보전센터에 의뢰해 마을 주민 150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했다.
이 조사 검진자들은 ▲조선소·수리 조선소 반경 2㎞ 내에서 5년 이상 거주자 ▲타 업종 종사자 ▲노후 슬레이트지붕 가옥 10년 이상 거주자 ▲과거 석면 노출 취약 업종 종사자 및 가족 등이었다.
이 중 1차 의심자 30명을 2차 정밀검진 한 결과, 지난 3월 최종 12명이 석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9월 검진자 36명 중 5명이 석면 피해를 인정받은 것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다.
석면은 진폐증, 폐암 등 폐 관련 질환을 일으킨다.
한편 인근 주민 116명이 지난달 25~26일 올해 연도 건강영향조사를 받았고 최종 결과는 내년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