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경상 주민들이 자주 쓰는 사투리들의 길라잡이 방을 마련했습니다. 일상에서 말을 하면서도 뜻을 모르거나 제대로 대별이 되지 않는 사투리의 의미를 톺아내 소개합니다. "아하! 유레카!(알았다!)"라며 감탄할만한 낱말들을 찾아내겠습니다. 문장 중간엔 간간이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도 사용해 글의 분위기도 돋우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도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무슨 뜻인지 아리송한 경상도 사투리 '영판'을 알아봅니다.
"겉모습이 영판 거지야"란 말에서의 영판은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 넘어선 상태로'를 뜻합니다. 표준말은 '아주'입니다.
실제 진주 등 경남 지역에선 '영판'이란 말을 자주 듣진 못합니다. 일상화 돼 있는 사투리는 아니란 말이지요. 어쩌면 사장돼 언젠가는 사어(死語·죽은 언어)가 될 지도 모를 사투리입니다.
이 공간에서 소개하는 것은 '영판'이란 말이 이러한 절박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 것입니다.
기자의 집안 형님(70대)은 '영판'이란 단어를 유독 즐겨씁니다. 당연히 좌중이나 전화 통화 중에 자주 듣습니다. 너무 많이 들어, 기자는 은연중에 이 말을 표준말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 분은 영판 선비 같아", "어릴 때 배를 쫄쫄 곯아 몰골이 영판 거지로 보였지"
이 형님은 '영판'이란 단어에 톤을 강하게 합니다. 그만큼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겠지요.
집안 형님은 자칭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쓴다고 합니다.
실제 들어보면 어디서 '주워 왔는지' 억세면서도 구수한 진주 지방의 사투리가 중간 중간에 가미되지요. 말에 감칠맛이 철철 넘칩니다.
오래 전엔 사투리를 버리고 표준말을 쓰자는 캠페인도 했지만, 요즘엔 사투리를 버려야 할 말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사투리에 각 지방의 특수성(생활상과 문화 등)이 깃들어 있고, 언어 영역을 넓혀 풍족하게 만든다는 거시지요.
지역 사투리를 잘 보전하고, 제대로 살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