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산책] "코빼기도 안 보이네" 코빼기란?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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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0:33 | 최종 수정 2024.07.2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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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는 꼿배기도 보이지마라!"
윤석열 대통령 부인이 무더위 만큼이나 국민 짜증을 불러일으킨다며 단 댓글이다.
"참 서글프네. 이 사람들이 나라 지키다가 돌아가셨나요. 천암함 용사들 추모에는 코배기도 안 보이던 사람들이...이게 나라입니까? 세월호 울겨먹던(우려먹던) 인간들이 뒷간에 파리 꼬이듯 하네..."
서울 용산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댓글이다.
기자는 '코빼기'를 말한 것으로 짐작했지만 혹여 '꼿배기'와 '코배기' 단어가 있는가 하고 찾아보니 없다. 앞의 것은 콧배기의 오타로 보이고, 뒤의 것은 코빼기의 잘못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콧배기는 틀린 말이고 코배기의 뜻은 다르다.
위의 댓글들에서 하고자 한 말은 표준말 '코빼기'로 여겨진다. 우리가 익히 아는 바, '코'를 속되게 표현하는 말이다.
맞춤법에 맞은 단어는 코빼기일까? 코배기일까?
다음은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의 견해다.
'코빼기'가 맞다. "몇 달째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니 웬일이야?"처럼 쓴다. 토를 달 게 없다. '코배기'나 '콧배기'를 쓰면 틀린다.
한글 맞춤법 제6장 제54항에 따라, '뚝배기'처럼 단일어에서 'ㄱ, ㅂ' 받침 뒤에 와 '빼기'로 발음되거나 '진짜배기'처럼 복합어에서 '배기'로 발음될 때는 '배기'라고 적는다. 다만 복합어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경우엔 '빼기'로 적는다.
'코빼기'는 명사 '코'와 접미사 '빼기'가 결합한 복합어다. '코'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므로 '코빼기'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 기자가 다음에 찾은 단어는 '코배기'다. 코빼기가 코배기의 경음화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찾아보았다.
그런데 뜻이 상당히 다르다.
'코가 유난히 큰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주로 서양 사람을 이르는 말'로 설명한다. 시쳇말로 '조선놈'의 대응 표현인 '양놈', '서양놈'이다. '양키'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