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문 닫은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서 러시아 사육사 시신 발견···코로나19 직격탄 '갈비 사자' 논란으로 폐업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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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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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을 닫은 경남 김해시 장유면 부경동물원에서 러시아 사육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동물원은 지난해 8월 폐원해 동물과 상주하는 근로자는 없는 상태다.
20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낮 12시 45분쯤 부경동물원 사자 사육장 땅바닥에서 러시아 국적의 사육사 A(67) 씨가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사육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 씨가 숨진 지 몇 주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A 씨는 이 동물원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 장기에 질병은 있지만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불확실하다며 '사인 미상' 소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 의뢰한 약물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일반 변사로 처리할 예정이며 러시아 대사관에 A 씨의 사망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남에서 유일한 민간 동물원인 이 동물원은 지난 2013년 문을 연 뒤 한때 맹수 등 대형 동물을 포함해 600마리 정도를 길렀다. 주말에는 하루 1000~150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람객이 급격히 줄어 큰 타격을 입었고, 자금난으로 동물들을 제대로 못먹여 '갈비 사자'로 여론의 비난을 받자 폐업했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 '갈비 사자'로 불리던 늙은 숫사자는 지난 2004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2016년 부경동물원으로 이관됐다. 사람으로 치면 100세 정도로 늙어 지난해 7월 시립동물원인 충북 청주랜드동물원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