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 6개 부문 수상자가 14일 모두 발표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4일(현지 시각) '제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공로로 다론 아제모을루, 사이먼 존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코대 등 3명의 교수에게 노벨경제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6개 부문 노벨상 수상자가 가려졌다.
올해도 생리의학상(10월 7일), 물리학상(8일), 화학상(9일), 문학상(10일), 평화상(11일) 그리고 경제학상(14일)까지 6개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는 특히 우리나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의미가 더욱 컸다.
부문별 수상자와 수상 내역을 살펴본다.
▶생리의학상
맨 먼저 발표됐던 올해 생리의학상은 마이크로 RNA(microRNA)를 발견하고 마이크로 RNA의 번역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과학자(교수) 2명이 받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지난 7일(이하 현지 시각)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빅터 앰브로스(71) 미국 메사추세츠 의대 교수, 게리 러브컨(72) 미국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를 선정했다. 이들은 생물학자들이다.
▶물리학상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물리학을 활용해 인공신경망을 훈련시킨 과학자 2명이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8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91)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턴(77)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노벨위는 "수상자들의 연구 결과로 물리학에서 신소재 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인공신경망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학상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는 9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62) 미국 워싱턴대 교수,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48) 최고경영자(CEO), 존 점퍼(39) 구글 딥마인드 수석연구원이 받았다.
이들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단백질을 찾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도구인 '알파폴드2(AlphaFold2)'를 개발하는데 기여했다.
노벨위는 "생명체는 단백질 없이 존재할 수 없다"며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직접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은 인류의 가장 큰 혜택"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 3000만 원) 중 베이커 교수가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허사비스 CEO와 점퍼 연구원이 반씩 나눠 받는다.
▶문학상
올해 노벨문학상은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받아 한국 문학사에 커다란 새로운 역사를 썼고, 국민드에겐 매우 뜻깊은 상이 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 시각)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를 알린 대표작인 '채식주의자'(2007년)는 트라우마를 지닌 여성이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로 가부장적인 폭력을 거부하는 이야기로 시와 산문, 연약함과 잔인함,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강렬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 '소년이 온다'(2014년)에서 광주 5·18민주화운동, '작별하지 않는다'(2021년)에서는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인간의 폭력성과 상처를 짚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24년 만이다. 아시아 여성이 123년 역사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평화상
노벨위는 11일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 히단쿄)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1945년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 피해자들로 구성된 핵무기 폐기운동 단체다. 1956년에 결성된 이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운동을 해왔다.
노벨위는 이 단체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증언을 통해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호소해 왔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내년은 미국의 원폭 2개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주민 약 12만 명을 숨지게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며 "오늘날의 핵무기는 훨씬 더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문명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1974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이래 50년 만이다.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는 당시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발표해 수상했다.
▶경제학상
경제학상의 영예는 국가 간 부의 차이 연구에 기여한 3명의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 올해 노벨경제학상에 대런 아제모을루와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미 시카고대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
노벨 경제학상은 1901년부터 시상된 다른 5개 부문과 달리 1969년부터 수여됐다.
노벨 경제학상으로 통칭되지만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맞아 제정한 상이어서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과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이다.
한편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忌日)인 오는 12월 10일에 열린다.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 3000만 원), 증서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