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법원에 기소(소송 제기)를 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재판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공수처법상 관할인 서울중앙지법 대신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하는 영장은 불법익 때문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공수처는 최근 중앙지법을 두고 자의적으로 서부지법에 체포 영장을 청구해 '판사 쇼핑'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사인 윤갑근 변호사가 8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 변호사는 "분명 공수처 관할은 서울중앙지법이다. 예외적으로, 특별한 경우 주거지 관할에 청구할 수 있는데 이건 피의자 측의 이익이나 사정을 감안할 때"라며 "이번의 경우에는 예외 조항에 해당될 수 없다.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내란 혐의) 공범으로 수사받는 사람들은 전부 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했다"며 "유독 대통령만 서부지법에서 한 것은 소위 회자되는 '영장 쇼핑', '판사 쇼핑'이다. 다른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가 수사권이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한발 뒤로 물러난 것이냐'는 질문에는 "더 이상의 분열을 막고 국민이 이 강추위에 고생하고 경찰, 공무원들의 희생을 더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수처가 대통령을 체포하겠다는 목적은 조사를 위한 것인데 체포에 집착하는 이유는 망신주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날 야권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도피설에 대해서는 "거짓 선전·선동이고, 어제도 관저에서 대통령을 뵙고 왔다"며 "일반인도 할 수 없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하고 있다. 안타깝고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말 있을 수 없는 거짓 선전·선동이 일어나고 있다. 실수로 벌어지는 것이 아니고 특정 목적을 갖고 악의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라며 "21세기 법치주의를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자괴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도주설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오동운 고수처장에게 윤 대통령이 관저에 있느냐고 물었고 "지금 그런 부분은 정확하게 보고받은 것은 없고 말씀드릴 수도 없다"고 답하면서 불거졌다. 이어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박 의원 질의에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제가 들은 정보로는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 제3의 장소에 도피해있다고 들었다"며 뜬금없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경찰도 그런 비슷한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제가 어제 들은 바 있다"며 확인에 근접한 듯한 말을 뱉었다.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출석과 관련해서는 "국회 측이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부분 등 혼란스러운 것이 어느 정도 정리돼 대통령이 가서 말할 수 있는 여건이 됐을 때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석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겠지만, 경호나 신변 보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에 선임계를 내러 갔으나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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