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들이닥친 대형 산불로 시름에 잠긴 산청이 진분홍색으로 물들인 황매산철쭉제로 심기일전을 꾀하고 있다. 철쭉제는 5월 1일 시작돼 11일까지 황매산 산상 화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산청군은 꽃 구경을 준비하는 전 국민들에게 "힘든 군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빨리 치유하는 길은 지역 경기 활성화"라며 "산청을 찾아 화마가 할퀴고 간 주민을 위로하고 장관의 철쭉을 구경하며 청정 산청의 특산물도 구매하면 군민들로선 더없는 고마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미안해서, 눈치가 보여서 산청을 찾지 않는다면 산청의 시름이 더 깊고 오래 갈 것"이라며 많은 방문을 바랐다.
철쭉이 황매산 산청 쪽 능선을 진홍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맨 꼭대기가 기암절벽의 정상이고 그 아래에 황매산성과 누각이 보인다. 산청군
특히 산 아래 도시에선 절기상 봄꽃의 끝자락이지만, 산청 황매산은 고지대로 웅장한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진분홍색 철쭉이 능선 전체를 뒤덮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국내 최대 철쭉 군락지다.
지금 막 꽃봉오리들이 피어나고 있어 이번 주중부터 시작된 황금연휴에 상춘객들에게 추천할만한 곳이다.
◇올해 주제는 '산청, 꽃이 피나봄'
'산청, 꽃이 피나봄'을 주제로 한 '제41회 산청황매산철쭉제'는 5월 1일 차황면 법평리 황매산 일원에서 시작된다. 대형 산불로 예년과 달리 간소화 했다.
5월 1일 돌팍샘 일원에서 철쭉 풍년제례를 올리면서 문을 연다. 대형 산불로 공연행사는 하지 않고 각종 체험 행사와 농특산물판매장, 향토음식점은 운영한다.
5월 1일 철쭉 풍년제례를 올리는 돌팍샘 위치도(시작 표시). 미래내타운 왼쪽이 제1주차장이고 내려서 오른쪽 길로 걸어 오르면서 철쭉을 감상할 수 있다.
체험 행사에서는 ‘황매산에서 보내는 느리게 가는 러브레터’를 통해 가족, 친구, 연인, 지인 등에게 마음을 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철쭉꽃향기따라’, ‘철쭉꽃물결따라’, ‘철쭉꽃길따라’ 등 3개 테마로 아로마체험, 족욕체험, 산청관광사진전을 마련했다.
14개 농특산물판매장, 2개 향토음식점에서는 산청의 우수한 농특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안전이 제일
차량 운영은 교통 통제 및 주·정차 계획에 따라 만암마을 입구에서 신촌마을 출구로 진행하는 일방통행으로 이뤄진다.
버스는 13인승 이상은 만암마을 입구에서 진입이 통제되며 신촌마을에 위치한 대형 버스주차장(차황면 법평리 837)에 주차하고 만차 시에는 차황면 금포림 예비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탐방객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버스 운행을 통제하기 때문에 사전에 알아봐여 한다.
버스 이용 탐방객은 신촌마을에 하차 후 통행로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작은 금강산’ 황매산
황매산(黃梅山,1113.1m)은 이름 그대로 매화 같은 꽃들의 향연이 펼치는 산이다.
태백산맥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고려시대 호국 선사이자 조선 건국에 영향을 끼친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황매봉을 비롯해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돼 ‘작은 금강산’이라 불린다.
지금의 황매산은 큰(넓은) 산이란 뜻의 한뫼산이 후에 바뀐 것이다.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이 이뤄진다 해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5월이면 산자락 가득 분홍빛 바다처럼 일렁이는 철쭉꽃이 유명하다.
이 시기마다 전국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맞이해 철쭉제가 개최된다.
철쭉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이벤트, 공연으로 가득한 철쭉제는 매해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축제 관련 자세한 내용은 산청황매산철쭉제 홈페이지(http://hwangmaefestiva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승화 산청군수는 “올해 산청은 화마의 상처로 온전한 봄을 느끼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철쭉은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며 “현재 많은 사람이 산청 방문을 꺼리는데 이럴수록 산청을 찾아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철쭉이 만연한 산청을 찾아 꽃내음을 만끽하고 산청의 우수한 농특산물도 구경하며 좋은 추억을 쌓고 가길 바란다”고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