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차인연합회가 주최하고, 진주차인회가 주관한 ‘제45회 차의 날 제정 선언문 선포 기념식’이 25일 경남 진주성 촉석루에서 열렸다. '차의 날'은 지난 1981년 5월 25일 촉석루에서 선포됐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계사년(1593년)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수호를 위해 순국한 7만 호국영령을 위로하고 먼저 가신 차인회원에게 헌다례를 봉행했다.
행사에는 전국의 다인이 참석한 가운데 일반 시민과 관광객도 참여해 시음하며 우리 고유 차의 가치를 경험했다.
식전 행사로 강금녕 선생이 진주교방 굿거리 춤을 공연하고 있다.
식전 행사로 강금녕 선생의 진주교방 굿거리 춤 공연과 정종순 선생의 무신향 춤 공연이 있었다.
이어 진행된 1부 행사는 ▲진주성 수호 7만 호국영령과 선고차인에 대한 묵념 ▲최여연 원장의 축시 낭송 ▲아인 박종한 선생의 자제 공로패 증정 ▲류범형 진주차인회 전 회장의 개제 선언 ▲연혁 보고 ▲고재순 회원의 '차의 날' 선언문 낭독 ▲기념사 및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차의 날' 기념식 참석자들이 진주성 수호 7만 호국영령과 선고차인에게 묵념을 하고 있다.
최여연 한국 논개시 낭송 예술원장이 축시를 낭송하고 있다.
노영주 진주차인회 회장이 아인 박종한 선생의 자제 박창수 씨에게 공로패를 증정하고 있다.
고재순 진주차인회 회원이 '차의 날'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노영주 진주차인회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채원화 효당본가 반야로 차도문화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2부 행사에서는 임진왜란 진주성 수호 7만 호국영령과 선고차인을 위로하는 헌다례를 가졌다.
'차의 날' 행사 집사가 향로 뚜껑을 열고 향을 피우고 있다.
봉차자가 초헌관인 노영주 진주차인회 회장에게 차를 전하고 있다.
초헌관인 노영주 진주차인회 회장이 재배를 하는 모습
초헌관은 진주차인회 노영주 회장, 아헌관은 김남경 전 경상국립대 총장, 종헌관 진주향교 고영옥 전교, 독축관 진주차인회 조완제 씨가 맡았다.
좌·우 집사는 경상국립대 칠차삼정차 동아리 황인호 군과 정승훈 군이 맡았다.
차 시연으로 경남 김해에 있는 일희다회 어린이 회원이 접빈다례(接賓茶禮) 시연을 하고 있다. 접빈다례는 예의를 갖춰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예의범절이다.
김해 일희다회 어린이 회원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차를 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에게 올리고 있다.
일희다회 어린이 회원들이 만든 차를 시음하고 있다.
일희다회는 ‘하나의 기쁨’이란 뜻의 이름처럼, 차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예를 갖추는 교육을 하고 있다.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다례, 그림, 한자, 역사 등을 배우며 바른 가치관을 갖고 사회에 주도·창조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차로 교육을 하고 있다.
박채란 국악연구원장의 가야금 병창 공연 모습. 강성인 소리마당 풍류 대표가 장구로 공연을 맞추고 있다.
'차의 날' 행사 참석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이날 '차의 날' 행사에는 7곳의 차회에서 참석했으며, 김해 일희차회 회원들이 차 시연과 함께 선무를 선보였다.
이어 박채란 국악연구원장의 가야금 병창 공연이 펼쳐졌고 참석자들의 헌화로 끝을 맺었다.
제45회 '차의 날'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차의 날' 기념행사 참석자들이 행사를 마친 뒤 다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본 행사가 끝나고 촉석루를 방문한 관광객과 시민과 함께하는 찻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찻자리는 진주차인회, 달빛차회, 소운경우차회, 서정다우회, 김해 일희다회, 경상국립대 칠차삼정차동아리(칠암캠퍼스), 경상국립대 죽로다회(가좌캠퍼스) 등 총 7자리가 준비돼 방문객들에게 차와 다과를 무료로 제공했다.
경상국립대 죽로다회 회장이 시음차를 준비하고 있다.
서정차회 찻자리에서 스님이 차를 시음하고 있다. 이상 정창현 기자
한편 대한민국 1호 차인회이자 한국의 차문화를 선도해온 진주차인회는 지난 1969년 10월 진주 지역 차인 8명이 모여 진주차례회로 시작했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1979년 한국차인연합회 창립, 1981년 차의 날 선포 및 김대렴 공 추원비 건립, 2015년 차문화진흥법 제정 등 한국의 차문화와 차 산업을 정립해 왔다.
■'차의 날' 제정 선언문
깃을 지닌 새들은 날고, 털을 지닌 짐승은 달리고, 사람은 입을 열어 말을 한다.
이 삼자는 다같이 천지 간에서 살면서, 물을 쪼거나 마시므로서 살아 간다. 마신다는 것은 인간의 기원과 같이 실로 유구하며 물을 데워서 마신다는 것은 문화생활의 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 민족에게는 제 나름대로의 독특한 음료가 있다. 우리민족도 예로부터 나뭇잎을 따서 마신 백산차가 있었고, 오곡을 볶아 우려 마시기도 하고, 나무 열매를 달여 마시기도 하였다.
차가 우리나라에 성행하게 된 것은 신라 흥덕왕때부터였고 그 후 천년 동안 차는 우리 민족에 예절바른 생활을 낳게 하였다.
사색을 즐기는 성품을 기르고, 풍류의 멋을 가꾸어 오면서 나라와 겨레의 후생을 두텁게 해왔다.
이와 같은 민족의 차문화 전통을 전승하고, 새로 한국 차문화를 창조하려는 뜻으로, 입춘에서 100일에 즈음하여 햇차가 나오는 5월 25일로 차의 날을 제정 하였다.
또 이날을 기하여 신라 견당사 김대렴 공의 차 시배지인 지리산 쌍계사 계곡에 공의 유덕을 기리는 추원비를 세우게 되었다.
일찍이 다산은 술 마시기 좋아하는 나라는 망하고 차 마시기 좋아하는 나라는 흥한다고 하여 다신계를 만들어 차 마시기 운동을 펴 바 있었다.
그리고 초의대사는 동다송을 지었고 중국 차보다 우리나라 차가 뒤질 이유가 없다며 우리나라 차를 찬양한 바 있었다.
이와 같이 선현들이 하신 일들은 모두 술 마시는 습관과 외국차를 좋아하는 폐단을 바로 잡기 위한 성스러운 일들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차의 날을 제정하여 차 마시는 운동을 추진하는 것도 이와 같은 뜻에서 나온 것이다.
허물어져 가는 예절을 바로 세우고, 혼미해 가는 마음을 사색으로 바로잡고 삭막한 정서를 멋의 향기로 순화하여 쪼들리는 가난을 윤택한 살림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가 다 바라는 바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민의 생활 습관의 개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차문화의 생활화를 통하여 이같은 소망을 성취하고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이 차의 날을 기하여 우리 국민들이 우리 차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찬란했던 민족의 차문화가 재조명되어 다시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되고 우리 것을 되찾아 나가는 참다운 우리의 길이 열려갈 것을 믿으면서 5월 25일을 차의 날로 제정, 선언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