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자주 쓰지만 헷갈리는 낱말과 문구를 찾아 독자와 함께 풀어보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지도편달과 함께 좋은 사례 제보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캥기다'와 '켕기다' 중 어느 것이 표준말일까요?
'켕기다'입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일상에서 '캥기다'를 씁니다. '켕(캥)'의 발음을 글로 옮기면서 '캥'이 낯설지 않고 더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발음으로 차별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말에 'ㅔ'와 'ㅐ'가 들어가는 말을 글로 쓸 때 틀리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켕기다'는 뜻 또한 정확히 알지 못 하고 쓰기도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켕기다'를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서도 '잘못이 있거나 무언가 걸리는 구석이 있어서 편하지 않게 되다'는 뜻으로 풀이해 놓았네요.
용례로는 "마음속에 켕기는 게(불안한 게) 있는 모양이지", "뭐가 켕겨서(불안해서) 피하나", "뒤가 켕기나(불안하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위의 풀이에 사족을 붙인다면 '불안하다'(표준국어대사전)와 '편하지 않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는 뜻이 비슷합니다.
불안하다는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입니다. 편하지 않다는 '몸과 마음이 거북하거나 괴로운 것'이지요.
'켕기다'는 또 다른 뜻도 가지고 있네요.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 '맞당겨 팽팽하게 만들다', '마주 버티다'입니다.
'불안해한다'는 뜻과는 전혀 다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어렵다는 것이 이런 경우라고 하더군요. 한 단어에 이질적인 뜻을 가진 단어가 자주 나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