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성자 화백의 큰아들 신용석 씨가 기증하기로 약속했던 이 화백의 이젤(easel·그림을 그릴 때 그림판을 놓는 삼각 틀)이 지난 23일 경남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 도착해 시민들이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이 이젤은 프랑스 남부 투레트(Tourrette)에 있는 이 화백의 아틀리에 ‘은하수’에서 직접 사용하던 소품으로, 화백의 예술혼과 창작 정신이 담겨 있는 상징적 유품이다.
지난 23일 프랑스에서 경남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 도착한 고 이성자 화백의 이젤. 진주시
이젤 기증은 지난해 진주시와 투레트 시가 문화·관광·교육 분야 교류의향서를 교환한 이후 이뤄졌다.
이후 조규일 시장은 이 화백의 예술혼이 담긴 작업실 아틀리에를 방문했고, 아들 신 씨가 "어머니의 작업 도구를 어머니의 고향 진주에 전달하고 싶다"는 기증 의사를 밝히며 추진됐다.
이어 조 시장이 지난 6월 23~24일 '제17차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연례회의'에 참석했을 때 이 화백의 유족으로부터 이젤을 기증받았고, 23일 진주에 도착했다.
이성자미술관은 보존·관리체계를 세워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성자미술관은 2015년 화백의 376점의 작품 기증을 계기로 개관됐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이젤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화백의 예술 정신과 역사가 담긴 상징이다. 이번 유품 기증은 이 화백의 예술적 유산이 시민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성자미술관이 남부권 대표 미술관으로서 세계적인 예술가의 정신을 잇는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화백의 투레트 아틀리에는 2024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주목할 만한 건축물’로 지정됐으며, 이는 한국 작가의 작업실로서는 최초의 사례다.
지난 5월에는 투레트 시청과 프랑스 문화부(DRAC) 공동 주관으로 현판식이 열려 그 역사·문화적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