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한 몸을 닦은 수건을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 프림로즈 프리스톤 임상 미생물학 교수는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몸을 닦은 수건은 깨끗해 보여도 그렇지 않다"며 "최대 두 번까지만 쓰고 세탁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권고했다.
이유는 수건으로 몸을 닦는 순간 피부 세포와 박테리아, 곰팡이 등이 수건에 묻어 오염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리스톤 교수는 "욕실은 따뜻하고 습해 세균 증식이 좋은 환경"이라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매번 세탁한 수건을 써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욕실에 걸어 둔 수건. 부부 각자 수건이다. 더경남뉴스 DB
그는 "수건을 여러 번 쓰면 황색포도상구균, 클렙시엘라 등 감염 요인인 박테리아가 높은 농도로 검출된다"며 "오염된 수건에 반복 노출되면 발열과 천식, 알레르기성 피부염, 피부 감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수건 하나를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면 '원숭이두창'(엠폭스)처럼 접촉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한국분석시험연구원 실험에서도 수건을 단 한 번만 사용해도 세균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실험에서 1회 사용 후 건조하지 않은 수건은 미생물 집락형성단위(CFU)가 57만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3회 사용한 뒤 건조한 수건에서는 CFU가 15만 2500으로 측정됐다. 3회 사용하고 세탁해 건조해도 완벽하게 살균되지 않았다.
그러면 수건 세탁과 건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건을 세탁할 땐 먼저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펼쳐 말린 뒤 세탁 바구니에 넣는 것이 좋다. 젖은 수건을 세탁기나 세탁 바구니에 넣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빠르게 번식해 악취가 날 수 있다.
수건을 세탁할 때는 60도 이상 뜨거운 물과 세제를 사용해야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죽이고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해 수건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빨래감을 부드럽게 하는 섬유유연제를 많이 사용하면 코팅이 남아 통풍을 막게 되므로 냄새가 날 수 있다. 적게 넣는 게 좋다.
당연한 말이지만 세탁한 뒤 두 번 이상 잘 헹궈 세제 잔여물을 없애야 냄새가 나지 않는다.
또 60도 이상 고온에서 세탁한 수건은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세탁 후 바로 햇볕이 좋은 건조대에 널어 건조하면 좋다. 습기가 많은 여름철에는 되도록 건조기를 사용해 말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탁을 마친 수건은 습한 욕실이 아닌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