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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유레카!] 교도소와 구치소, 유치장 어떤 차이 있나?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6.01 13:49 | 최종 수정 2022.06.08 16:44 의견 0

오늘은 교도소와 구치소, 그리고 유치장에 관해 짚어봅니다.

이유는 어제(31일) 경남 밀양 야산에서 발생한 큰 산불 기사에 일부 매체의 기자들이 이를 대별하지 못하고 써놓아 독자분들과 함께 알아보자는 차원입니다.

교정당국이 법원에서 죄가 인정된 기결수와 아닌 미결수를 구별, 다른 공간에다 수용하는 것이 재범을 막는 등 이상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범죄의 오염을 우려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겠지요.

경남 진주교도소 전경. 진주교도소 홈페이지 캡처

먼저 각각의 설명을 해야겠네요.

교도소(矯導所)는 구치소 등에 있던 피의자(혐의가 있는 자)가 법원에서 금고형 이상 '자유형' 선고를 받으면 수용하고 구금한 뒤 교정을 하고 교화도 하는 시설입니다. 흔히 감옥이나 감방이라고 부르고 복역한다고 하지요.

구치소가 없는 일부 지역에서는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로 판결 확정 전에 무죄 추정을 받는 '미결수용자'도 수용한다고 합니다.

원래 일본 어투인 형무소(刑務所)란 단어가 구치소와 교도소로 혼용되다가 형 집행 과정에서 범죄자를 교화 한다는 차원에서 교도소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바로잡을 교(矯)자와 인도할 도(導)입니다.

그런데 구금하는 건데 자유형이라니요? 자유형은 '범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형벌'로 정의합니다. 거꾸로 이해해야 하는 게 '웃픔'니다.

이렇듯 옛날 권위시대에는 일반국민이 이해를 못하게 일부러 어렵게 꼬아놓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야 담당 나으리들이 큰 소리 빵빵 칠 수 있으니까요? 법률용어 순화운동이 이래서 엄청 중요합니다.

교도소는 꽤 많아 전국 주요 도시 대부분에 있네요.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세어 보니 총 41개입니다. 일반교도소와 지소가 대부분이고 여자교도소(충북 청주), 소년교도소(경북 김천·만13~18세), 직업훈련교도소(경북 청송, 경기 화성), 개방교도소(충남 천안)가 있습니다.

죄질이 가장 무거운 수형자는 특별범죄자로 분류돼 경북북부교도소(삼청교육대가 있었던 옛 청송감호소)에, 일반 범죄자 중 죄질이 가장 무거운 범죄자는 부산교도소에 수감된다고 하네요.

사기업이 운영하는 민영교도소(경기 여주)인 소망교도소도 있고, 국방부 산하에 국군교도소도 있습니다. 부울경에는 진주·창원·부산교도소가 있습니다.

구치소(拘置所)는 '형사 피의자' 또는 '형사 피고인'을 수용하는 시설입니다. 검찰이 집행한 구속영장(검찰이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승인해야 함)에 의해 구속된 사람을 법원에서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수용하는 시설이지요.

구치소는 지소 1개(경기 평택)를 포함해 14개가 있습니다.

구치소 설립 역사를 살펴보니 지난 1967년 7월 처음으로 서울구치소가 설치됐고 1969년 8월 영등포구치소, 1976년 12월 성동구치소가 설치됐네요. 1986년 5월에는 부산교도소가 구치소도 생겼고요.

한동안 구치소가 없는 지역에선 교도소 내에 미결수용시설을 만들어 썼는데 요즘은 그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일선 경찰서에 있는 유치장입니다.

구치소나 미결수용실에 준하는 공간입니다. 보통 대리감옥이라고 부른답니다.

참고로 이해하기 쉽게 '미결수 수용실'로 쓰면 될텐데 '미결수용실'로 쓴 것은 '수(囚)'자가 가둘 수입니다. 혐의(범죄 가능성)의 강도로 보아 죄인 취급하기엔 이르다는 뜻이겠지요.

법원에서 경미한 구류형을 받으면 대부분 유치장에서 지내지요.

■ 어제 밀양 산불 기사입니다.

'31일 오후 2시45분쯤 경남 밀양시 부북면 밀양구치소 앞. 정문 초소 옆 철제 바리케이트가 열리자 재소자들을 태운 버스들이 줄줄이 나왔다. 버스 15대가 줄지어 나온 교도소 건물 뒤편으로는 산불로 인한 하얀색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중앙일보)'.

'경남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야산에서 불이 나 급속히 번지면서 인근 밀양구치소 재소자 대부분이 이송되는 등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산불 피해를 우려, 인근에 있는 밀양구치소 재소자 400여명이 대구 달성군 대구교도소로 옮겨졌다. 밀양교도소는 화재 현장에서 600~700m 가량 떨어져 있다. 대구교도소는 최근 완공됐지만 달성군 화원읍 기존 교도소가 아직 이전되지 않아 비어있는 상태다'(조선일보).

두 매체의 기자가 교도소와 구치소를 이해하지 못해 혼돈하면서 쓴 내용입니다. 혹여 밀양에 두개 시설이 있나 해서 법무부 홈페이지를 뒤졌으나 아니었습니다. 또한 밀양 구치소 시설에 형기가 짧거나 다른 재판이 진행 중인 기결수가 수용돼 있다고 해도 엄연히 구치소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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