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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유레카!] 리어카(rear car)는 '궁둥이차'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5.16 20:45 | 최종 수정 2024.01.27 17:57 의견 0

자전거는 현행법상 일반 차로 분류됩니다. 이를 아는 분이 많지 않더군요.

따라서 인도로 타고 다니면 위법입니다. 찻길 우측 맨바깥으로 타거나 끌고 다녀야 합니다.

더 갸우뚱해지는 것은 리어카입니다. 영어로 리어카(rear car)입니다.

젊은 직장인이 오르막길에서 리어카를 밀어주는 모습. 트위터 '들플' 제공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리어카를 인도로 끌고 가다가 행인을 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단서 조항 제9호의 적용을 받아 형사처벌을 받는 것으로 해놓았습니디. 형사 건이기에 피해자와 합의를 해도 처벌 수위만 낮출뿐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가 인도로 올라와 사람을 치는 것과 같습니다.

자동차는 대부분 자동차보험에 가입돼 있어 형사처벌을 면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어카를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언덕 비탈 등지에서 사고를 낸다면 낭패를 봅니다. 도시에서 리어카를 끄는 사람은 보통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과 포장마차를 하는 분들입니다.

법이 이런데도 현실에서는 리어카를 인도로 끌고 다닙니다. 자전거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차도로 다니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뒤에서 받치는 추돌사고 위험도 크고 도로 위 차량 소통에도 큰 방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인도로 다니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자전거는 요즘 차도와 인도 사이에 전용도로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어 해결이 되겠지만 리어카는 해결 묘수가 마땅찮습니다. 리어카는 커서 인도로 다니게 할 수도 없고요.

법과 현실의 괴리입니다.

법을 만든 국회도 인도로 다니게 하자니 보행에 방해를 주거나 오르내리막 길에서 큰 사고도 날 수 있고, 차도로 다니게 두자니 위험 요인이어서 고민이 많았겠지요. '사랑을 따르자니 친구가 울고, 친구를 따르자니 사랑이 운다'는 말이 여기에 딱 맞네요.

이럴 땐 당하는 사람만 억울합니다.

참고로 리어카는 1920년대 일본에서 짐수레용(한국의 소달구지)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어로는 'リヤカ(리야카)'이고요. 옛사람들은 '구루마(일어로 차(車))'로 불렀습니다. 우리 말로는 손수레입니다.

사람이 끄는 것 외에도 소나 소형 트랙터, 오토바이로도 끌 수 있어 범용성도 좋습니다. 당초 리어카가 '오토바이용 끌차'를 뜻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리어(rear)는 뒤쪽 또는 궁둥이를 뜻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런 아이디어를 잘 내고 잘 만드는 특이유전자를 가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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