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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 민심] "유등축제요? 장사 더 안 돼요"

정창현 기자 승인 2022.11.02 11:53 | 최종 수정 2022.11.02 12:25 의견 0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 일대에서는 한달 가까이 유등축제 등이 열리고 있습니다. 진주시는 일련의 축제를 묶어 '진주 10월 축제'로 이름지어 부르고 있지요. 그만큼 진주에서는 축제의 계절인 10월에 열리는 축제가 많다는 말입니다.

공식 축제 일정은 지난달 10일부터 3일까지인데,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이 이어집니다. 세계적인 명성의 유등축제는 10~31일, 드라마페스티벌은 21일~11월 3일, 개천예술제는 27일~11월 3일입니다. 부대 행사도 엄청 많습니다.

그런데 진주시 전체가 축제장이어야 하는데 관람객과 함께 축제장의 주인격인 음식점 등 가게들이 울상이라고 하네요. 축제장의 가설 가게들 말고는 대부분 "손님이 더 줄었다"고 볼멘소리입니다.

지난달 23일 방문객으로 붐비는 진주 남강변 축제장의 세계음식 야시장 모습. 이 시간대에 시가지 인근의 식당들은 파리를 날리고 있다. 더경남뉴스 DB

진주시 문산읍에서 아구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유등축제로 시내 쪽은 손님들이 많다고 들었지만, 우리 가게는 평소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 "요즘은 짬을 내 그간 일에 묶여 못하던 일도 하고, 며칠 전에는 늦게 배운 골프 머리도 올렸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주행사장인 남강과 진주성 행사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 '빨대 효과'를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평소 외곽 음식점을 찾던 사람들이 축제 구경도 할 겸 시내로, 그것도 행사장 중심으로만 나간다는 말이겠지요.

또 진주시 하대동에서 감자탕 음식점을 운영 하는 사장도 "행사장 말고는 파리를 날린다고 보면 된다"면서 "유등축제가 시작되면 벌써 약 한달간은 힘들다는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불꽃축제 등 큰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거의 파리만 날린다"고 말했습니다.

40대 진주 시민은 "축제가 끝나고 나면 진주시 등 축제 주최 측에서 몇십만 명이 방문했다느니 발표를 하는데 그 통계 자료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가지더군요.

이 시민은 "전체적으로 진주시로서는 엄청난 축제 효과가 있겠지만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축제로 인한 효과는 없고, 되레 손님이 줄어 축제를 안 하는 것이 낫다는 말을 음식점 주인들이 자주 한다"면서 "행사장 임시 가게 등 행사장 주변의 매출만 계산하면 큰 축제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축제 기간에 침체된 외곽 상권의 매출 감소분을 넣고 계산하면 전체 효과의 수치는 크게 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진주시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얼마 전에 가능한 한 축제장 임시 먹거리장터를 줄이고 중앙시장 등 시내 재래시장을 이용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외곽 상인들은 "이도 시내 중심가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폄훼하고 있습니다.

진주시가 내년 축제를 준비하면서 외곽 상권의 홍보에 신경을 많이 써야 '10월의 축제'가 진주 시민 전체의 행사로 자리잡게 되겠습니다. 예를 들면 외곽에 둘러볼 둘레길 명소와 이들 동네에 있는 음식점들을 소개하는 것 등이 제안이 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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