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또 안전불감증, 언제까지'···강원 양양서 산불 계도 민간 헬기 추락 5명 사망, 탑승 2명 신고

정기홍 기자 승인 2022.11.27 14:42 | 최종 수정 2022.11.28 15:55 의견 0

27일 강원 양양에서 산불 계도 비행을 하던 지자체 임차 헬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했다.

당초 조종사가 제출한 비행계획 신고서에는 '이○○ 외 1명'으로 기재돼 있었지만 헬기 소유 업체 소속 주유 담당 20대 1명과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이 더 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에서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야산으로 추락했다.

27일 오전 10시 50분쯤 헬기가 추락한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7일 오전 소방관들이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숲속에 추락한 민간 헬기 잔해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상 양양군 제공

소방 당국은 추락 직후에 기장 A 씨(71)와 부기장 B 씨(54) 등 탑승자 2명만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사고 현장에서 시신 5구를 수습했다.

서울지방항공청 양양공항출장소에 따르면 기장 이 씨는 이날 오전 8시 51분쯤 양양공항출장소에 전화를 걸어 비행계획서와 탑승자 명단을 신고했다.

‘이○○ 외 1명’이라고 통보했고 비행 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3시간, 비행 지역은 속초·고성·양양 지역으로 알렸다.

항공법상 항공기 운항을 위해 꼭 접수해야 하는 비행계획서는 시스템 입력이나 팩스, 유선 통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민간인이 헬기에 탑승할 경우 보고를 한 뒤 타야 한다.

속초시는 이에 앞서 지난 25∼26일 동해안에 강풍이 불면서 산불이 잇따르자 강원도로부터 계도 비행을 요청 받았다.

계도비행은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면 산불 위험도와 기상 여건을 고려해 공중에서 방송으로 산불 위험을 알리고 산불 발견 즉시 초동 진화하는 비행 활동을 말한다.

소방 당국은 사고 직후 소방 헬기 1대와 장비 28대, 구조대, 진압대, 긴급 기동대 등 인력 114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했다.

추락한 헬기는 속초·고성·양양군이 공동으로 임차해 운용 중이었다. 지난 1975년 취항해 47년이 된 노후 헬기로 비행기록장치인 블랙박스도 없어 사고 원인 조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