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잡고 극적으로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팀은 승리하고서도 상대팀들의 결과를 8분이나 무려 초조하게 기다렸다.
거미줄같은 '경우의 수'를 우리쪽으로 풀어낸 천신만고 끝의 16강 진출이었다.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전체 골득실에서 우루과이를 앞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전반 김영권(31·울산)의 동점골과 후반 황희찬(26·영국 울버햄프턴)의 추가골로 포르투갈을 2-1로 눌렀다.
햄스트링 부상에 앞선 2경기를 결장했던 황희찬은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 손흥민(30·영국 토트넘)과 합작 결승골을 만들었다.
실낱같은 희망이었던 '경우의 수'가 거짓말처럼 한국팀 쪽으로 풀렸다.
한국이 포르투갈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같은 조의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이긴 상태에서 추가시간이 8분이나 남아 있어 16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그라운드 한 곳에 모여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추가시간이 다할 때까지 우루과이의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16강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한국이 월드컵 원정 16강에 오른 것은 지난 2010년 남아공아국 대회에 이어 두번째다.
포르투갈(2승1패)에 이어 H조 2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G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과 6일 오전 4시 974 스타디움에서 8강 진출을 다툴 전망이다.
이날 한국팀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가나전 후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공·수에 변화를 주면서 포르투갈전에 나섰다.
앞선 경기에서 교체 투입 때마다 골 도음을 기록한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을 공격진 선발로 투입했고, 수비는 권경원(30·일본 감바 오사카)은 종아리를 다친 김민재(26·이탈리아 나폴리)를 대신해 김영권(32·울산)과 방어에 나선다.
하지만 한국은 불과 5분 만에 실점했다. 측면 수비가 뚫리면서 페널티 지역으로 달려든 히카르두 오르타(포르투갈 브라가)의 오른발 슈팅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27분 코너킥 찬스에서 이강인이 공을 크로스로 올렸고 수비수 김영권이 바운드 볼을 밀어넣으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의 친선경기에서 ‘노쇼(경기에 나오지 않음)’로 국민적인 공분을 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적)가 한국의 득점에 도음을 주는 상황이 나왔다. 코너킥 볼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흐르자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적극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경기 흐름을 흐름을 장악했다
후반 20분 이재성(30·독일 마인츠) 대신 투입된 황희찬이 추가시간에 손흥민이 70m 역습 드리블 돌파 후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밀어준 볼을 강하게 차넣어 2-1로 역전시켰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했던 황희찬이 한국의 16강행을 결정 지은 순간이었다.
H조 조별리그 결과는 2승1패인 포르투갈(승점 6점)과 1승1무1패를 기록한 한국(승점 4점)이 승점이 같은 우루과이를 골득실로 제쳤다. 가나가 1승2패(3점)로 최하위였다.
한국은 앞서 16강행을 확정 지은 호주,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세 번째로 16강행에 성공했다. 월드컵 역사상 아시아 국가 3개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