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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손흥민 "황희찬에게 킬패스 한 순간 다리 사이가···"(동영상)

정창현 기자 승인 2022.12.03 14:23 | 최종 수정 2022.12.08 16:42 의견 0

3일 새벽 한국의 승리로 끝난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두개의 결정적인 골 장면이 있었다.

하나는 전반전 호날두의 극적인 '등 어시스트'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축구를 구한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30·토트넘)의 '가랑이 킬패스'였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황희찬의 골은 말 그대로 기적의 골이었다. 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고, 한국 진영에서의 코너킥을 걷어내자 손흥민이 받은 뒤 드리블을 하며 내달렸다.

손흥민은 70m 이상을 공을 몰고 질주했고, 상대 수비수들은 손흥민을 막기 위해 몰렸다. 황희찬에게 어시스트를 하기 직전엔 수비수 7명이 손흥민을 둘러싸고 있었다.

손흥민의 질주는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때 카잔에서 벌어진 한국-독일전을 연상케 했다. 당시 손흥민은 하프라인 뒤에서부터 뜀박질해 아웃이 될 뻔한 볼을 두 번째 골로 연결시켰다.

오늘 이 순간의 상황을 손흥민의 말로 재현해 보자.

손흥민이 황희찬에게 어시스트 하기 직전 상대 수비수 7명이 달라붙어 있다. SBS 중계화면 캡처

손흥민은 언론 인터뷰에서 “보고 패스했다. TV로 보실 때는 안 보고 패스할 거라 생각하기도 하는데 상황 다 읽고 항상 짧은 시간 계산하고 패스한다”고 했다.

실제 중계화면을 자세히 보면 손흥민이 수비수들에게 둘어싸인 순간 고개를 약간 돌려들며 전방을 힐끗 보는 모습이 포착된다. 그 순간 황희찬도 손흥민과 비슷하게 한국의 골 에어리어에서부터 질주해 포르투갈 골라인 안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MBC 방송 캡처

손흥민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저도 70~80m 뛰어가서 패스하는 게 쉽지 않다. 저한테도 조금만 공간이 있었으면 슈팅 때리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위험지역에서 3~4명에 둘러싸였고 희찬이가 왼쪽에서 오는 게 살짝 보였다”며 “마땅히 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여기구나 하고 판단한 게 다리 사이였다. 그게 볼이 운 좋게 잘 들어가면서 희찬이가 마무리 잘해준 게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안와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 중간중간에 안면 보호 마스크를 벗어 손에 들고 뛰기도 했다.

손흥민은 “벗으면 안 된다 사실. 수술한 지가 한달 정도 된 것 같은데 뼈가 붙는데는 최소 석 달이 걸린다”면서 “저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위치이고 내가 좋아서, 임무를 알고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순간 마스크를 벗었다. 좋아진 게 아니라 여전히 리스크를 감수하고 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해야 하는 게 임무다”라고 했다.

이날 경기 승리는 손흥민이 포르투갈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해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찔러줬고, 황희찬이 이를 받아 정확히 골문으로 슛을 쏘아 마무리를 했다.

한국은 이 골로 포르투갈에 2대1 역전승을 거두었고 우루과이에 골득실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안면 보호 마스크의 불편함에 기대치만큼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일부 네티즌에게 악플 테러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가 왜 '월드 클래스 선수인지' 증명하는 결정적인 한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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