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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가나는 탈락 확정 상황서 경기 막판까지 왜 열심히 뛰었나?(동영상)

가나 대통령까지 "우루과이에 복수해야"

정기홍 기자 승인 2022.12.03 21:00 | 최종 수정 2022.12.07 01:18 의견 0

"가나가 왜 저렇게 열심히 뛰지?"

3일 새벽에 열린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한국이 포르투갈을 2대1로 이겨놓고 우루과이-가나전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가나가 두 골차로 지고 있음에도 경기 막판까지 몸을 던지면서 투지를 보이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더 많은 시청자는 거꾸로 가나가 전의를 상실해 한골을 더 먹을까 초심초사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가나는 한국의 16강행 조력자였다.

3일 경기 전 우루과이의 수아레스와 악수할 때 가나 선수들의 표정

한국은 2-1로 승리했지만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가 8분여 남아 있어 한국의 선수들과 시청자들은 승리는 물론 16강행을 기뻐하기 못했다. 같은 시간에 진행 중이던 가나와 우루과이전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후반전 막판에 접어든 시간까지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이기고 있었고, 우루과이가 한 골을 더 넣으면 한국을 제치고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무엇보다 경기 막판 두 골로 지고 있었고, 사실상 16강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던 가나로서는 경기를 포기하는 게 정상적이다. 하지만 가나는 달랐다.

우루과이를 물고 늘어졌다. 가나의 골키퍼 로런스 아티지기는 마치 이기기 있는 팀처럼 골킥 상황에서 시간을 끌었다. 수비수들도 공을 잡으면 패스를 돌리며 후방에서 머무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은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선수를 교체했다. 한 골이 더 필요한 우루과이의 속내를 안 의도적인 시간 끌기였다.

경기는 0-2 가나의 패배로 끝났다. 가나가 우루과이의 16강행에 고춧가루룰 맵게 뿌렸다. 이로써 한국은 16강으로 올라가게 됐다.

가나가 우루과이의 16강행을 막으려고 했던 건 12년 전의 2010 남아공월드컵 8강 전 경기 때문이다.

당시 우루과이 선수였던 게데가 수아레스는 가나전에서 일명 '신의 손' 사건을 일으켰다. 1-1로 맞서던 연장전에서 수아레스는 가나의 도미니카 아디이아의 헤딩슛을 마치 골키퍼처럼 손으로 쳐냈다. 당연히 수아레스는 퇴장을 당했다.

수아레스의 고의적인 핸드볼 장면

수아레스가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됐다.


하지만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이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가나는 승부차기 끝에 사상 첫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가나가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수아레스가 기뻐하며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12년 만에 카타르에서 우루과이를 다시 만난 가나는 같은 조에 편성된 직후부터 복수를 별렀다. 남아공월드컵 대표 출신인 가나 미드필더 이브라힘 아유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시 아프리카 최초로 4강에 진출할 것으로 확신했었다. 그래서 가나는 물론 아프리카 전체에서 수아레스를 미워한다"고 말했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도 "우리는 우루과이에 대한 복수를 12년 동안 기다려왔다. 이번에는 수아레스의 손이 가나를 방해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할 정도로 전의를 북돋웠다.

그런데 수아레스는 이번 가나전을 앞두고 "사과하지 않겠다. 그때 퇴장 당하지 않았느냐"는 말로 가나 선수들의 가슴에 복수심을 지폈다.

가나 수비수 대니얼 아마티는 경기 후 "경기 중 우루과이가 한 골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동료들에게 '우리가 16강에 갈 수 없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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