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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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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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음식이면서 전 국민의 식도락인데 너무 심하게 올리잖습니까?"
교촌치킨을 판매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3일 소비자 권장가를 품목별로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리자 업소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불만이다. 교촌은 1년 반 전인 2021년 11월에도 치킨 값을 인상했었다.
소비자들은 치킨 값을 올리는 빅3업체에 대한 비난이 점점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교촌은 물론 BHC, BBQ가 주도하고 있다. “사먹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판에 '가격 인상'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낌새도 보인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기 제품인 허니콤보, 반반콤보의 가격은 2만 3000원이 됐다. 배달료까지 합치면 치킨 한 마리를 먹는데 3만원 정도 든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제품가 인상은 가맹점주의 수익 보존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에 비해 78.2% 급감한 8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83.2% 줄어든 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에서도 1위 자리를 bhc치킨에 내줬다. bhc치킨은 지난해 매출 5074억원(개별 기준)을 올려 10년간 매출 1위를 지키던 교촌에프앤비(4988억원)를 앞질렀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교촌치킨이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을 대부분 주도했다는 점이다.
교촌치킨은 지난 2018년 치킨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유료화 했다. 당시 배달 주문 때마다 2000원을 추가해 받았다. 2021년 7월에는 배달비를 1000원 더 올렸다. 이에 따라 경쟁 업체들도 배달비를 받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교촌이 가격을 올리자 bhc가 한 달 뒤인 12월, BBQ는 6개월 뒤인 이듬해 5월에 가격을 인상했었다.
소비자들은 이번에도 교촌이 치킨 값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SNS 등에는 "이제 교촌은 먹지 않겠다", "재료비 등 물가가 내리는데 되레 가격을 올렸다"는 등의 격한 글도 어렵지 않게 올라온다.
실적 반등을 염두에 둔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이 오히려 실적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