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우회전 때 적색 신호가 켜져 있으면 일시정지 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난 22일 시행됐지만 차량 운전자들이 교통경찰의 얄짤없는 단속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24일로 시행 3일째였지만, 전혀 인지를 못했거나 정확한 기준을 몰라 현장은 혼란 연속이다.

25일 경찰과 운전자들에 따르면 '적색 신호에 우회전 금지' 규정이 3개월간의 계도기간을 끝내고 지난 22일 시행됐지만 단속 경찰과 위반 운전자간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는다. 대체로 (기존 관행처럼) 아주 천천히 우회전하는데도 단속을 하느냐는 볼멘소리다.

이상 경찰청 제공

대체로 운전자들은 "몰랐다" "신호 위반 아니다"라고 항변하지만 단속 경찰관들은 “신호 위반이 맞다”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서울에서는 단속 40분 동안 20대가 우회전 신호 위반으로 적발됐다고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6대는 계도했고, 4대는 직접 단속했다”고 말했다.

이 규정을 위반해 단속에 적발되면 승합차는 7만 원, 승용차 6만 원, 오토바이는 4만 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적응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상황은 지난해 7월에도 있었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일시정지' 의무가 신설됐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평소 운전 습관 때문에 상당 기간 학습효과를 겪어야 했다.

경남 진주시 정 모(41) 씨는 “(차량과 가로 형태가 되는) 보행자 신호가 녹색신호일 때는 당연히 정지하는 것은 알고 있다. 차량 신호가 적색신호일 때 멈춰야하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실토했다. 그는 "언제나 보면 정부 세수가 부족하면 단속이 보다 엄격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경찰이 눈에 불을 켜고 단속에 임하고 있으니 당분간 매우 조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언질을 했다.

이날 서울에서 신호 위반으로 걸린 사는 박 모(53) 씨는 한 언론에 “경찰이 ‘지면에 머무르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표현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지면에 몇 초를 머물러야 일시정지로 인정되는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전방 신호가 적색일 때 직진 방향 횡단보도 앞에서 ‘완전히’ 멈춘 뒤 보행자가 있는지를 확인한 뒤 이동을 해야 하고 시속 5km로 서행해도 일시정지를 하지 않으면 단속된다"고 설명했다.

규정에 따르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완전히 건넌 것을 확인한 뒤 우회전 해야 하고 ▲신호등이 적색일 때도 무조건 일시정지한 뒤 보행자가 없으면 우회전을 해야 한다.

특히 적색 신호 땐 '차량 정지선'에 앞에 멈춰야 하고 차량 정지선 지난 뒤에 보행자 발견하고 멈추면 위반이 된다.

경찰은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지키려면 교차로 우회전 때 시야에 사람이 들어오면 일단 멈춘 뒤 지나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경남뉴스 정기홍 기자 jkhong4@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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