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산책] '1일 자'와 '1일부'는 어떻게 다를까?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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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 20:44 | 최종 수정 2023.07.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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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로 시행한다"와 "오늘부로 시행한다"는 어떻게 다를까?
뜻으로는 둘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둘의 차이가 있다. 띄어쓰기다.
이 차이는 국어(우리말 사용) 시험용으로는 구미가 당기는 사례다. 기자가 시험을 내는 당사자라면 이를 시험 문항으로 뽑을 가능성이 크다.
며칠 전 오랜만에 한 지자체로부터 '12일부로 시행한다'는 보도자료를 받았다.
보도자료는 보통 '12일자로 시행한다'거나 '12일 시행한다'로 쓴다. 기사체에서는 뒤의 것인 '12일 시행한다'를 주로 쓴다.
'12일부로 시행한다'는 사례는 옛 어르신들이 주로 썼다. 아마 이 지자체의 공보실(홍보실)에서 신문체 문구를 제대로 모르는 부서에서 온 것을 고침없이 그대로 냈을 것으로 짐작한다.
'자(字)'와 '부(附)'는 차이가 명확하다. '자'는 명사이고, '부'는 접미사다.
‘오늘 자’에 쓰인 ‘자’는 날짜를 나타낸다. 따라서 명사다.
‘오늘부’에 쓰인 ‘부’는 ‘그 날짜에 효력이 발생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정확히 '~부'의 의미다.
여기서 평소 글을 쓸 때는 '오늘 자'로 띄어써야 한다. 하지만 '오늘부' 붙여쓴다.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등이면 꼼꼼히 익혀놔야 할 것 같다.